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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장안요 방문 영국 청년

지난 24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요. 장안요의 주인은 도예가 신경균 씨와 제철요리전문가 임계화 씨다. 신 씨는 2014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초대전을 여는 등 도예가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임 씨는 제철 음식의 고유한 맛을 살리기 위해 연구하고 이를 전통 도자 그릇에 담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노력해왔다. 고풍스러운 장안요에 벽안의 영국 맨체스터 출신 청년 2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디자이너인 조 하틀리(34·사진 왼쪽) 씨와 셰프인 샘 버클리(34·오른쪽).

이들은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한국과 영국의 문화교류사업 일환으로 지난 20일 장안요에 도착했다.

도예가 신경균 씨 작업에 동참
요리전문 임계화 씨 별미 맛봐
전통의 소중함 일깨운 기회

"영국 예술단체 그라이즈데일 아츠 재단과 캐스필드 갤러리가 시행하는 프로젝트 소속 작가로 장안요에 오게 됐습니다. 일주일간 장안요에서 신 씨, 임 씨와 함께 생활하며 도자기와 음식 등 예술적 체험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조 하틀리 씨의 얘기다. 그는 신 씨와 함께 흙 반죽, 물레 차기, 초벌구이 유약 바르기, 가마에 초벌구이 적재 등 도자기 제작 전 과정에 참여했다. 조 하틀리, 샘 버클리, 신 씨, 임 씨는 지난 8월 영국 코니스턴과 맨체스터에서 공동 작업을 펼치고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다.

조 하틀리는 "한국의 음식, 삶의 공간 등을 체험하며 일상의 모든 요소가 도자기 작품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신 씨가 만든 도예 작품에 임 씨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전통 기법으로 만든 도자기 작품이 생활 예술품으로 사용되는 부분을 보면서 전통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샘 버클리 씨는 맨체스터 남부 외곽에서 'Where the light gets in'이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다. 그의 레스토랑에는 메뉴판이 없다. 당일 요리 재료 가운데 가장 신선하고 최상의 것만 골라 쓰기 때문이다. 손님도 25명만 받고 저녁에만 레스토랑을 연다. 그의 레스토랑은 올해 타임스지와 가디언지가 실시한 맛과 경영 등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샘 버클리 씨는 "임 씨와 함께 된장, 청국장, 동치미, 곶감 등 발효음식을 만들었다"며 "최근 영국에서도 김치 등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장안요에서 소중한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장안요에서 임 씨가 가꾸는 날것의 채소 등 음식 재료를 조리 전에 맛보던 그는 "무라는 한 개의 재료로 조림, 전, 국, 생채, 무나물, 무밥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음식은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음식을 공유하는 시간과 사람들이 중요하다"며 "장안요에서 음식문화를 공유한 지금의 기억이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음식과 도자기가 하나가 돼 일상 속에서 스며드는 예술을 경험했다"며 "전통의 이해는 물론 생활 속에 예술이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글·사진=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0000758586_001_20171128193054158.jpg?t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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