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화지구곡가(花枝九曲歌) 행서로 쓰기

옥소 권섭 선조 지음

후손 상호 삼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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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지구곡가 - 옥소 권섭 선조 시

花枝九曲歌


聞慶郡 身北面 花枝洞(현 문경시 문경읍 당포리)에서 화지구곡을 경영하면서 직접 지은 구곡가이다. 원래는 시조 형태의 구곡가가 창작되었을 것 같으나 지금은 전하지 않고 무이구곡가를 차운한 10수로 된 한문 구곡가만 전할 뿐이다.

 

知是斯區有地靈 이 곳에 신령스런 땅 있음을 알겠으니

溪流九曲此澄淸 계곡물 아홉 구비 맑고 깨끗하구나.

幽深洞裏昭明界 그윽하고 깊은 골엔 뛰어난 경치 펼쳐지고

到處名村自舊聲 이르는 마을마다 옛 명성 그대롤세

一曲何無泛釣船 일곡에는 어찌 고깃배 띄움이 없는가.

中間澄闊似江川 중간은 맑고 넓어 강물과 같네.

官居坐倚晨昏閣 官樓에 의지하니 새벽 다리 어둑한데

野色村光靄靄烟 들 색과 마을 빛은 내처럼 아롱지네.

二曲高臨主屹峯 이곡은 높고 높은 주흘봉에 임했는데

明宮揖遜好儀容 향교에선 공손히 읍하니 좋은 법도라네

元來七事瞻先後 원래 일곱 가지 일 그 선후를 보니

左海文風仰九重 우리나라 문풍이 하늘 높이 우러러 뵈네

三曲如浮萬斛船 삼곡은 만곡실은 배 떠 있는 것 같은데

村名廣水幾何年 마을 이름 광수는 몇 년이나 됐던고

然疑自古滄桑事 옛날의 창해사가 의심나지만

葛畝鉏歌又可憐 칡이랑 기음노래 그 또한 어여쁘네.

四曲川橫臥立巖 사곡에는 시냇물 입암을 둘러있고

亂松覃葛影毿毿 어지러운 소나무 칡넝쿨 그림자 길고 기네.

幽村軋軋鳴前確 고요한 마을에는 쿵덕쿵덕 방아소리요

斷麓蒼蒼照下潭 가파른 푸른 산록 연못 속에 잠기네

五曲花枝洞壑深 오곡 화지동 골짜기 깊고 깊으니

百籬千柿翳如林 울타리 감나무들은 가리어 수풀 같고

村耕雨露僧鍾月 마을에선 우로에 밭갈고 중들은 달빛에 종치니

不盡斯翁咏讀心 늙은이의 솟는 詩心 다할 길 없네

六曲孤亭出小灣 육곡엔 외로운 정자 여울 가에 솟아 있고

千峯回複作重關 수많은 산봉우리 겹쳐 두 산문 이루었네.

何時施設朝家議 어느 때 나라에서 시설할 의논 베풀어

自在幽人早夕閑 유인이 조석으로 한가롭게 지내리

七曲松風吼似灘 칠곡엔 송풍이 여울물소리 울부짖듯 하는데

誰人來入是中看 어느 누가 찾아와서 이곳을 볼거나

鷄鳴犬吠皆仙境 닭 울음 개 짖는 소리 이 모두 선경인데

白屋簫疎分外寒 억새풀 초가집들 소슬하고 차갑기 그지없네.

八曲山門一閉開 팔곡은 산문이 한번 닫혔다 열리니

倒碕殘咽水縈洄 낭떠러지 쇠잔한 물 휘돌아 흐르네

依崖小占悽生計 벼랑 위의 작은 상점은 생계가 처량하고

盡日行人斷去來 하루종일 행인 끊겨 오가는 이 없구나

九曲登高始豁然 구곡 높은 곳에 오르니 눈앞이 확 트이고

不知斯處是窮川 이곳에서 내가 다하는 줄 알지 못 했네

千山在下千峯立 수많은 산 아래 산봉우리 즐비하니

日月雲烟是別天 해, 달, 구름, 안개 이곳이 바로 별천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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