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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겠지 - 김민홍

아무도 모르겠지 - 김민홍 시

아무도 무르겠지

밤이면 내가 강가에 나가

은밀히 슬픔을 헹구고 돌아온다는 걸

하여 강물은 밤새 퍼렇게 뒤척이고

물고기들은 내 슬픔을 먹고 살찌다는 걸

아무도 모르겠지

사람들의 눈빛이 흐려질 때마다

내가 조금씩 야위어 가는 걸

하여 내 쓸쓸함이 몹쓸 병으로 익으면

다시 강가에 나가 소리 죽여 내가 울고

투명한 내 눈물이 썩어 흘러 바다에 닿으면

이윽고 해일이 일고

물고기들이 일제히 배 뒤집어

수근거린다는 걸

끝내 아무도 모르겠지

- 2020년 12월 1일. 삼각산 붓마루에서 라이브 서예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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