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문학

진흙이 열 받아 도자기 되다(등단 소감)

진흙이 받아 도자기 되다

도정 권상호

 

  법정 스님의 입적 이후에 無所有(무소유) 검색 1위의 화두로 떠올랐다. 소유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필요 이상의 소유를 경계하는 의미로 본다. 사람살이 엄밀히 살펴보면 執之兩個 放卽宇宙(집지양개 방즉우주)이다. 손으로 잡아 보았자 개뿐이지만 놓으면 우주가 것이다. 하늘과 산의 임자가 따로 있으랴, 보고 즐기는 사람이 주인이다.

  붓글씨를 즐겨 쓰는 사람으로서 아름다운 시문을 좋아하고 외고, 쓰다가 보니 더러는 나만의 생각을 글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이 글짓기의 시작이었다. 가르치는 일이 직업이다 보니 敎育(교육), 學問(학문), 學習(학습) 등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하고 싶었다. 이러한 부스러기 생각들이 글을  낳았고 국보문학과의 인연으로 부끄럽지만, 수필가란 이름표까지 달게 되나 보다. 허걱.

  흔히 인문학의 기초로서 ··(문사철) 관한 교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오나가나 먹칠만 해대는 나로서는 문학 가지만도 너머 미인 보기이다. 진흙처럼 살아오다가 김용복 문인을 만나 토기가 되고, 국보문학에서 유약을 발라 그릇으로 만들어 주니 감개무량.

  살면서 인연을 넘어 필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임수홍 회장님과 졸고를 끝까지 읽어 주신 심사위원께 삼가 큰절 올립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