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KNS 서울뉴스 창간호에 부쳐

‘서울뉴스’여 높이 올라 멀리 보라

권상호(풍덩예술학교 교장,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겸임교수)

외국여행을 할 때, 어느 나라에 가든지 권하고 싶은 세 곳이 있다. 박물관, 시장 그리고 번화가이다. 박물관에서는 그 나라의 과거를 알 수 있고, 시장에서는 그 나라의 현재를, 번화가에서는 젊은이들의 표정을 통하여 그 나라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한눈에 집약해서 보여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신문이다. 신문은 현재를 정확히 보여주면서도 과거에 대한 반추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로비에 편안히 앉아 비치된 신문 한두 부를 뽑아서 읽어보면 그 나라의 형편은 물론 그 민족의 정신세계까지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

마침 ‘서울을 보는 눈! KNS 서울뉴스’가 창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선 축하의 말씀부터 올린다. 신문 제호가 말해 주듯, KNS 서울뉴스는 서울의 현재를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과거와 미래까지 아우르길 바란다. 과거는 지나간 현재이고, 미래는 다가올 현재이다. 이 말은 신문이 현재를 신속 정확하고 충실하게 기록하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잘잘못을 가릴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그 사회가 나아갈 미래의 방향까지 제시하게 된다.

신문은 ‘새 신(新)’에 ‘들을 문(聞)’ 자를 쓴다. ‘신(新)’ 자 안에 ‘매울 신(辛)’ 자가 숨어 있다. 그러므로 신문은 온갖 신고(辛苦)를 감내하면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신랄(辛辣)한 비판도 포용해야만 늘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 ‘문(聞)’ 자 안에는 ‘귀 이(耳)’ 자가 숨어 있다. 이는 신문이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남의 얘기에도 귀 기울여 잘 들어야 함을 깨우쳐 주고 있다.

우리의 몸은 영혼이 세 들어 사는 집이다. KNS 서울뉴스는 서울 시민의 영혼이 세 들어 사는 집이다. 문제는 우리가 세 들어 사는 집에 기거하려면 그 집을 사든지, 아니면 전세든 월세든 반드시 돈을 지급해야 한다. 우리의 몸이란 집은 야속하게도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끼니마다 끼니 세를 음식물로 바쳐야 정신이 편안하게 기거할수록 해 준다. 신문도 정확히 세를 내야만 건강한 기사를 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독자가 구독하고, 더 많은 업체가 광고를 싣고 싶어 할 때 신문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산이 높으면 바람이 세고, 계곡이 깊으면 물도 깊다. 세찬 바람이 싫어서 정상에 우뚝 서기를 포기하지 말고 이념의 푯대를 높이 세울 것이며, 깊은 물이 무서워 심도 있게 천착하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겁이 많으면 소리가 크지만, 정직하고 자신이 있는 소리는 차분하고 흥분하지 않는다. 언제나 약하고 착한 시민의 편에 서서 조용하고 진중하게 다가가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세상은 소통과 공유의 시대이다. 아무리 바빠도 기사를 완성한 뒤에 소통이 잘 될 내용인가, 공유하면 좋은 내용인가를 반문하기를 바란다. 이왕이면 안정적 편집과 예술적 폰트로 언제나 감동적으로 다가가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24시간 늘 깨어 있는 신문으로서 낮은 자세로 서울 시민에게 다가가는 신문……. 욕심 같아서는 서울 문화예술의 오아시스, 서울 정치경제의 아이콘, 서울 정보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기를 소망한다. 먼 훗날, 서울 발전의 길라잡이는 서울뉴스였다고 고백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서울뉴스여, 높이 올라 멀리 보라. 산은 물을 건너뛰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 산은 산답고, 물은 물다울 때, 가정마다 산과 같은 사랑을 실어 나르고, 시민에게는 물과 같은 지혜를 전해 주리라.

[이 게시물은 권상호님에 의해 2011-10-22 22:21:38 도정동정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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