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문자학 - /장/자 이야기

/장/자 이야기

 

수십 년 간 ‘한자도 소리글자다’라는 전제 아래 공부해 오면서 깨달은 가장 큰 수확은 ‘발음이 같으면 의미도 같다’라는 결론이다. 한자의 발음 중 가장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장/이다.

 

① /장/에는 ‘크다’ ‘씩씩하다’의 뜻이 있다.

爿(나뭇조각 장; qiáng) 전서 木(목)자를 세로로 가르면 爿(장)과 片(편)으로 나뉘며, 爿(장)은 ‘크다’ ‘平牀(평상)’ 등의 뜻으로, 片(편)은 ‘작다’ ‘조각’의 의미로 쓰인다는 게 재미있다. ‘헝겊 조각’, ‘깨진 유리 조각’이라 할 때의 ‘조각’이다.

壯(씩씩할 장; zhuàng): 나무를 잘 다루는 사람[士]은 ‘씩씩하다’ 그리고 ‘壯하다’(하는 일이 매우 훌륭하다)’. 과거나 백일장에서 1등을 하면 ‘壯元’이라 하고, 힘이 아주 센 사람을 일러 ‘壯士’, 나이가 젊고 혈기가 왕성한 남자를 일러 ‘壯丁’이라 한다. 의기가 씩씩하고 열렬한 것을 ‘壯烈하다’고 하고, 굉장히 우람한 것을 ‘雄壯하다’고 한다. ‘豪言壯談’ ‘老當益壯’ 등의 용례가 있다.

將(장수 장, 장차 장; jiāng,jiàng)의 갑골문은 두 손으로 평상을 드는 사람을, 소전에서는 손 하나 대신에 肉을 더하여 근육질의 장수, 곧 大將를 나타냈다. 장수는 미래를 예견할 줄 알아야 한다. 여기에서 ‘앞으로’ ‘미래에’의 뜻인 ‘장차(將次)’의 뜻이 더해진다. 이순신 將軍, 將校와 士兵은 ‘將兵’

狀(형상 상; zhuàng): 장수는 ‘현재의 진행 狀況(상황)’을 평상 위의 개만큼이나 잘 파악하여 ‘절박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늘상(―常) 유의해야 한다. 여기의 狀자는 상황을 기록한 ‘문서’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장’으로 읽는다. 狀態, 現狀, 實狀 / 賞狀(상장), 書狀官(서장관)은 삼사(三使)의 하나로 외국에 보내는 사신을 수행해서 기록을 맡던 임시 벼슬을 뜻한다.

 

② /장/이란 발음 속에는 ‘감추다’는 의미가 있다. 

藏(감출 장; ⾋-총18획; cáng)은 가운데 눈[臣]을 두고, 왼쪽은 ‘담장[爿, fence]’으로 오른쪽은 ‘창[戈]’으로 위는 ‘풀[艹]’로 덮고 있으니, 이보다 완벽한 ‘감춤’이 있을까.

臧(착할 장, 두터울 장; ⾂-총14획; zāng): 착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춘다. 臧에는 ‘늙은 노복’의 뜻도 있다. 장부인물(臧否人物)이란 ‘인물을 평가하다’의 뜻이다.

欌(장롱 장; zàng): 나무로 감추는 곳은 ‘欌籠(장롱)’이다.

贓(장물 장; zāng): 돈을 감추고 있으면 ‘贓物(장물)’이다.

腸(창자 장; cháng,chǎng)는 몸속에 감추어져 있다. 小腸(소장), 大腸(대장) 등은 창자이다. 

臟(오장 장; zàng,zāng)도 몸속에 감추어져 있다. 등의 臟器(장기)는 몸속에 감추고 있다. 五臟六腑(오장육부)가 있다.

醬(젓갈 장; jiàng)은 물론 간장(―醬), 고추장(―醬), 된장(―醬) 등은 질그릇 속에 감춰져 있다. 

牆(담 장; qiáng)자는 수확한 곡식을 안전하게 ‘보관하다’, ‘감추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누가 훔쳐가지 못하도록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후에 牆자가 주변과의 ‘경계’를 나누는 ‘담장’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해서에서는 담장의 재질을 ‘나무’에서 ‘흙’으로 바꾼 ‘墻(담 장; qiáng)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③ /장/이란 발음 속에는 ‘가로막다’의 의미가 있다.

障(가로막을 장; zhàng): 언덕으로 가로막다.

帳(휘장 장; zhàng): 수건으로 가로막다.

將(장수 장; jiāng,jiàng): 將帥(장수)는 적을 가로막는다. 장수는 미래를 예측할 줄 알아야 하으로 ‘장차 장’도 된다.

 

④ /장/이란 발음 속에는 ‘마당’이란 의미가 있다.

場(마당 장; chǎng,cháng): ‘場(장)’은 본래 ‘신을 모시는 마당’이었다. 그곳은 ‘만남의 場(장)’이 되고, 나중에는 ‘장사꾼’이 모여 ‘場(장)’을 열었다. 빛을 막기 위해 ‘帳幕(장막)’을 덮고, 바람을 막기 위해 ‘揮帳(휘장)’을 두른 모습이 ‘저자 市(시)’이고, 이를 ‘市場(시장)’이라 했다. 상설시장은 ‘長(오래도록)’ 열리는 장이다.

 

⑤ /장/이란 발음 속에는 ‘으뜸’이나 ‘꾸밈’의 뜻이 있다. 화투 놀이에서 열 끗을 ‘장’이라 하고, ‘장땡’이 최고였는데, 지금은 ‘삼팔광땡’이 더 높다. 

‘長(장)’ 오래오래 살다 보면 ‘어른 丈(장)’이 되고, ‘장수 將(장)’이 되는 수도 있다. 장수는 옷에 ‘꾸밀 裝(꾸밀 장; zhuāng)’자 ‘裝飾(장식)’을 달고, 裝飾(장식)한 무대에 오르게 된다.

여자가 꾸미면 ‘꾸밀 妝(꾸밀 장; zhuāng)’인데, 분을 바르며 꾸미는 일은 ‘化粧(화장)’으로 쓴다. 化粧品(화장품)을 중국에서는 ‘化妆品’으로 쓰고 있으니 주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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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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