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매-위창' 부자전이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역관 출신의 문하생 역매 오경석(1831~1879), 그의 아들이자 한국미술사 연구의 아버지인 위창 오세창(1864~1953). 근대 예술사에 우뚝선 세 거인들의 손때 묻은 편지글과 수집품, 저서들이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 함께 모였다. 오세창의 아들 오일육(82)씨가 기증한 역매·위창 부자의 컬렉션 전인 ‘서화·전각 & 서화사료’는 글씨, 그림에 대한 드높은 감식안으로 당대를 풍미한 세 사람의 안목과 정신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추사의 감식안은 제자 역매를 거쳐 위창에게 이어진 만큼 전시품들은 시대를 초월한 인연으로 엮인 셈이다. ‘서화 & 서화사료’전(12월31일까지)의 출품작들은 지난달 오씨가 기증한 역매·위창부자의 컬렉션 61건 486점 가운데 간추린 350여 점. 특히 위창이 고금 서화가 1117명의 생애와 활동이력을 열전식으로 정리한 <근역서화사>초고본(1건 4책)은 우리 미술사 연구의 으뜸가는 정전이자 그의 숨결 서린 친필본으로 국보급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매가 중국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글 등을 모은 <중사간독첩>은 근세기 한·중 문화 교류상을 실증하는 자료이며 위창의 새김글씨(전각) 자료를 한데 모은 <인보>(10건 14책)와 현존 최고본인 3·1독립선언서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