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계소식

붓글씨 모양 '쇽' 서체 뉴욕 점령

프랑스 디자이너가 1955년 개발

아시안 레스토랑 인기로 번져


뉴욕은 거리마다 많은 레스토랑과 상점 간판들이 밀집해 있어 '간판의 천국'으로 불릴 만하다. 저마다 독특한 글씨체로 자기 가게를 알리려는 간판 서체(書體)의 홍수 속에서 어디를 가나 빠지지 않고 발견되는 서체가 있다. 붓으로 휘갈겨 쓴 듯한 인상을 주는 '쇽(CHOC·)'이라는 이름의 서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 시각) '미스터리한 서체(쇽)가 어떻게 뉴욕을 장악했나'라는 기사에서 쇽이 퍼지게 된 이유를 분석했다.

쇽은 프랑스 항공사 '에어 프랑스'의 로고를 디자인한 프랑스 유명 서체 디자이너 로제 엑스코퐁이 1955년 개발한 것으로 프랑스어로 '충격'을 뜻한다. 엑스코퐁의 서체에 대한 책을 발간한 프랑스 서체 디자이너 사라 샤마레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종이에 쇽 서체로 글을 쓰면 인상이 강렬한 데다 각각의 글자가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가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NYT는 1950년대 개발된 서체가 2018년 뉴욕에서 유행하고 있는 원인으로 일본·중국·태국·베트남 등 아시안 푸드 레스토랑의 높은 인기를 꼽았다. 피자 가게가 이탈리아 국기 모양이 들어간 로고를 많이 사용하는 것처럼 아시안 레스토랑도 간판 서체를 통해서 '아시안 요리'라는 개성을 드러내려고 하는데, 붓글씨를 연상시키는 쇽이 동양 분위기를 내는 데 안성맞춤이라 이 서체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시안 레스토랑이 뉴욕 구석구석까지 퍼지자 거리에서 쇽 서체를 보는 일도 잦아졌다는 설명이다.

시선을 끄는 강렬함도 쇽이 널리 퍼지는 데 한몫했다. 서체 전문가 토비아스 프레레 존스는 "엇비슷해 보이는 여러 다른 서체들과 달리 쇽은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한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가게 간판들 사이에서 확 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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