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 신문사상 처음으로 아직 학계에 보고 안 된 이색 고구려 와당 자료를 특별 소개한다. 이 와당들은 중국 지안 일대에서 출토돼 한국에서 수장하고 있는 것으로서 고대 고구려 설화를 뒷받침하고 대륙을 지배했던 웅지의 고구려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글은 40년간 고대기와를 연구한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이 맡았다.
‘와당’이란 건축물의 옥개면을 장식한 건축자재이다. 마구리 기와라고 한다. 와당은 수막새와 암막새로 나누며 그 외면에 인면, 용면 그리고 아름다운 연꽃 등 장식을 넣었다. 지금 소개하는 와당들은 불교 도입 이전 1~2세기 때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용처는 궁궐이나 관청 등으로 추정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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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삼국 중 가장 강력한 국가였다. 7백년간 대륙의 강자로 가장 큰 영토를 지녔던 나라였다. 개국 시조 주몽은 처음 졸본에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구려(句麗)라고 했다. 고구려라고 붙인 것은 주몽의 성씨 ‘高’를 따랐기 때문이다. ‘구려’는 주몽이 처음 왕도를 잡은 지명이 ‘구려’였기 때문이다.
중국 사서를 집약해 보면 ‘구려(九黎)’는 본래 수 천년 동안 이 지역을 지배했던 치우국(蚩尤國)의 명칭이었다. 치우는 구려국의 왕이란 호칭으로 용감한 전사의 대명사로 회자된다. 왜 주몽은 구려국의 고지에 새로운 ‘구려’를 세운 것일까. 고구려 왕도가 있었던 지안(국내성)일대에서는 많은 와전(瓦塼)이 발견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와전 가운데 치우를 상징하는 다수의 얼굴모양 기와와 치우와의 연관이 있는 특별한 기와들이 찾아졌다. 그리고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동물문양의 기와들이 조사됐다. 이 특별한 기와들은 고구려 개국과 어떤 연관을 지닌 것일까. 이 와전들은 우리나라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 되는 것으로 고구려 초기 역사를 연구하는 중요 자료가 될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와당은 고구려에 불교가 도입되기 전 만들어진 와당이다. 안의 문양은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하는 ‘과보상(夸父像)’이다. 과보는 저승과 토지의 신인 후토(后土)의 후예로서 북방의 황야인 성도(成都) 대천산(戴天山)에서 살았다. 황제와의 전쟁 시 치우를 도와 싸웠으며 승리의 신이 됐다.
와당의 중심 무늬는 과보가 양다리를 벌리고 양손에 뱀을 잡고 있는 상이다. 머리는 두 줄로 양쪽으로 길게 뻗혀 있으며 머리 위에는 역삼각형의 두건(頭巾)이 표현돼 있다. 얼굴은 둥글고 코는 뭉툭하게 표현돼 있다. 양 귀 옆에도 위로 뻗힌 한 줄기의 선문 장식이 있다.
상의는 입지 않았으며 허리에는 끈 장식이 있다. 과보 발아래는 새 모양의 관모를 입은 사람이 왼손에 물건을 들고 두 팔을 벌려 과보를 영접하는 모습이다. 과보에 비해 왜소하게 그려 거인상을 비교하도록 한 것이다. 과보는 양발에 알 모양의 물체를 밟고 있다. 기와의 주연은 아무런 무늬가 없는 소문이며 기와의 색깔은 적갈색으로 모래가 많이 섞인 조질(粗質)이다.
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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