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거리에서 / 김민홍

거리에서 / 김민홍

 

 일종의 불안이 기웃거리는

거리에 오래 서 있었어요

일종의 불길한 외로움이

자꾸 발목을 잡는 거리

나는 용감하게 불안 하나 분질러

거리에 버렸어요

오래 만지작거리던 외로움도

슬그머니 거리에 버렸어요

담배 꽁초를 버리듯

당신도 버리기로 했지요

반성할 줄 모르는 당신

하고 말하려다

분노도 거리에 버렸어요

만일 당신이 이 거리를 걷게 된다면

발밑 밟히는 것들은

모두 내가 버린 용서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월간문학 2008.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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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의천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제가 바쁘다는 이유로 한참 뵙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귀한 시로 제 홈피를 방문해 주심에 감사드리고요,
불안, 방황, 고독, 어두움 속에서도 절묘한 용서와 화해가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