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의 나그네
글 / 무봉 김 용 복
민가가 몇 채 없는 산골 마을 길
쉴 새 없이 내리는 빗줄기 속을
터벅터벅 걷는 나그네의 온 몸에
머리끝에서 발끝으로 적셔 흐른다.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길
살아 온 날들의 회상에 젖어
굵은 빗줄기 속을 걸으면서
사랑의 추억을 비에 적신다.
사방이 어둠으로 쌓인 빗 길
과부댁 간판의 마을 어귀 주막이
기울어진 전신주의 갓등 밑에서
갈 곳 없는 나그네를 잡는다.
사십 초반의 주막집 과부댁이
피워 문 답배 불 급히 비벼 끄고
촉촉한 목소리로 반갑게 맞으며
젖은 몸 씻으라 수건을 건넨다.
과부와 나그네 주안상 사이 두고
여인은 다소곳이 앉아 술을 따르며
뜨거운 가슴 설렘으로 얼굴 붉히고
하루 밤 쉬어가라 눈빛으로 말한다.
2008. 7. 19.
도정 교수님 미국 떠나는 환송 주라도 하고 싶었는데 귀국하면
이야기 봇따리 풀어 놓고 한 잔 해야 겠습니다.
환경스님과는 통화 했습니다. 잘 다녀 오세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