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詩> 北宋 蘇東坡(소동파)
若言琴上有琴聲(약언금상유금성)만약 거문고에서 거문고 소리가 난다면
放在匣中何不鳴(방재갑중하불명)갑 속에 있을 때는 어찌 소리 나지 않는가?
若言聲在指頭上(약언성재지두상)만약 그 소리가 손끝에서 소리가 난다면
何不於君指上聽(하불어군지상청)왜 그대 손끝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김춘수의 꽃을 연상케 하는 시이다.
만남, 달리 말하면 인연의 중요성을 말한 시이다.
만남의 의미,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능엄경(楞嚴經)>에 나오는 이야기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비유컨대, 거문고와 비파는 비록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있으나
오묘한 손놀림이 없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그대와 중생들도 역시 이와 같은 것이다.
(譬如琴瑟琵琶, 雖有妙音, 若無妙指, 終不能發. 汝與衆生亦復如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