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기자님께,
함자를 보니 매우 젊으신? 기자님이신가 봐요.
먼저 인사드립니다.
저는 노원구민이자 서예가 도정 권상호입니다.
각설하옵고, 이기자님의 기사를 읽고 느낀 바 있어
조심스럽게 사연을 올립니다.^^
영원히 상처를 주며 때리는 파도마저 안아주는
바위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바랍니다.
문화 특구를 표방하고 있고, 실제로 문화 1등구, 전국에서 살기 좋은 으뜸 도시로 뽑힌 바 있는 노원구에 관한 동아일보 기사가 독자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주실 때마다 감사드립니다. 특히 서울 동북부 문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 관심한 기사 내용은 더욱 구민의 귀를 쫑긋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발레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한 본 기사의 부정적 표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발레에 대한 상식도 부족한 저희들로서는 그저 전문 발레단이 노원문화예술회관에 상주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구청 단위의 작은 문화예술회관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노원 이원국 발레단'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주는 감동은 누구나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타이틀이 거창한 만큼 기대도 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즐겁게 박수를 신나게 치고 돌아와서 기분좋게 입맛을 다시다가, 본 기사를 보고 순간의 감동과 나의 무식함과 기사 내용에 대한 아쉬움 등이 3차 영상으로 오버랩 되어 나타납니다.
사실, 발레 공연을 보러 예술의전당까지도 더러 가는 저로서도 안무라는 자체에 대하여 그다지 이해가 깊지 못합니다.
그러나 발레라는 장르를 노원에서 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일요일 낮 공연은 좌석이 매진이라 돌아가야 할 정도의 관중이 빼곡했습니다. 안무의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가족 단위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획성과 낭만성만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안무의 예술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장기간의 연습과 리허설이 필요하겠지요.
주역 이원국 단장의 공연을 대학로 창조극장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만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발레의 교과서가 아닙니까. 객석으로 파고들어가는 발레, 발레의 대중화, 발레의 영역 확대 등으로 발레를 진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발레리노라고 믿습니다.
결론적으로 소생은 작은 극장, 큰 성과라고 믿고 싶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심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이 사회의 목탁으로서, 문화의 길라잡이로서 대성하옵소서.
餘不非禮...
권상호
보내주신 이메일 잘 받았습니다.
저도 선생님께서 가지신 마음과 같이 앞으로 더 훌륭한 공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를 썼습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 그 공연이 잘못되길 바라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좋은 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아닐까요. 그 점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기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