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교내 백일장 논술 사생 사진 경연대회
심사평
심사위원장 권상호
신일이 자율형사립고로 바뀌면서 지성의 빛이 더함은 물론 감성의 물결도 세차게 일고 있다. 차가운 머리에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앎의 맛과 삶의 멋을 아는 자유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내 고유의 색깔을 찾게 되는 4월에, 신앙수양회 첫날 오후에, 매년 실시되고 있는 ‘교내 백일장 논술 사생 사진 경연대회’. 올해도 개나리, 진달래, 벚꽃 향기 속에 온몸을 던지며 진지하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더러는 쓰고, 더러는 그리고, 더러는 찍으며 발칙한 상상으로 창의적 생각으로 오후를 보냈다.
■ 백일장: 운문 부문은 아무래도 산문 부문보다 참가자가 많았다. 운문 장원은 박상준(2-2) 군의 ‘그 길’이 차지했다. 화려한 봄날의 배경 속에 비친 외롭고 쓸쓸한 길을 절묘한 대비로 노래하고 있다. 시적 구성은 물론 사고의 깊이와 상상의 높이를 짐작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어서 대상작으로 합의했다. 차상 작인 이재혁(2-4) 군의 ‘낮잠’은 식곤증으로 졸다가 선생님으로부터 혼나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하였고, 차하 작인 차상호(1-11) 군의 ‘봄빛’은 봄빛을 손님처럼 맞이하는 발상이 흥미롭다. 장려상 작인 이기혁(2-3) 군의 ‘향춘취면가(享春醉眠歌)’는 사설시조 형식으로 너무나 어른스러운 점이 흠이랄까. 강병현(1-1) 군의 ‘봄빛’은 감각적인 시어가 반짝인다.
산문 장원은 전재영(2-3) 군의 ‘빛 없는 봄, 기다림 없던 삶’이 차지했다. 봄을 청소년에 비유하고 성장과 밝음의 이미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이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어서 장원으로 선정했다. 차상 작인 최재원(2-5) 군의 ‘봄빛’은 비유를 통하여 주제를 잘 살리고 있고, 차하 작인 한상헌(2-10) 군의 ‘길’은 대중가요에서 모티프를 얻어 성장과정의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장려상을 받은 김영빈(1-1) 군의 ‘길’은 인생을 게임 메뉴얼로 비유한 참신성이 뛰어나고, 김지환(2-5) 군의 ‘진정한 봄빛’은 봄을 통한 자신의 변화를 추구하는 아름다운 고뇌가 돋보인다.
■ 논술: 논술 경시는 고3에게만 해당되는 행사였는데, 생각보다 참가자가 저조하여 두 교실을 준비해 두었다가 한 교실에서만 치러졌고, 또 대상작 없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제시문을 세 개 주고, 두 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한 글의 논지를 비판하는 문제였다.
차상에 원동진(3-4), 차하에 김병철(3-3) 군이 각각 선발되었는데, 논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어휘 선택이 훌륭했다.
그리고 장려상에는 손일호(3-1), 이훈희(3-5) 군이 뽑혔는데, 전반적으로 사고의 논리성과 무리 없는 문장 흐름에서 점수를 얻었다.
■ 사생: 은혜와 감사의 수양회, 그 첫날 오후에 치러진 사생대회였다. 봄을 찾아 교외로 나갈 필요 없이 아름다운 교정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치러진 행사였다.
올해 사생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에서는 전반적으로 창의력과 성실성을 갖춘 자유인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대상을 차지한 손성용(2-2) 군의 작품 ‘계단과 어우러진 자연’은 중학교 건물로 올라가는 계단 모습을 색채의 다양성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한 수작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에게서 볼 수 강렬한 빛의 순간적인 이미지를 색으로 잘 승화시키고 있다. 금상을 수상한 김정윤(2-6) 군의 ‘자습실’은 실내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풍경으로 창밖의 벚나무 가지를 실내로 뻗도록 표현한 창의적 관점이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은상을 수상한 이승희(2-2) 군의 ‘하늘 위로 본 풍경’은 아래에서 위를 향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학생다운 꿈과 그리움의 정서를 잘 표현하였다. 장려상을 수상한 김주찬(2-4) 군의 ‘정물과 풍경 그 사이’는 손에 벚꽃을 쥐고 있는 그림으로 정물과 풍경 사이를 넘나드는 느낌을 소묘 기법으로 나타냈다. 김승찬(1-1) 군의 ‘BOYS! BE AMBITIOUS!’는 주제인 조형글자를 연필소묘로 정교하게 처리하고 배경을 색채로 표현함으로써 일궈낸 산뜻한 대조가 인상적이었다. 이 외에도 사생을 통한 각자의 정서를 부담 없이 그려낸 순수한 작품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순간을 영원으로 이어주는 빛의 예술, 사진은 오늘날에는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매년 참가 학생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사진의 경우 작품 주제를 따로 정하지 않고 시간적으로 행사 당일에 촬영한 작품으로, 공간적으로 교정에서 촬영한 작품을 요구했다. 인화는 5x7 또는 8x10인치 크기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대상에는 노명래(2-7) 군의 작품이 차지했다. 5명의 친구가 각기 다른 자세로 점프하게 하여 하늘을 나는 이미지를 포착하였다. 소재는 다분히 인위적이겠지만 발밑에는 체육관 지붕을 깖으로써 공간을 확대시키고 있고 청소년의 희망과 일탈의 꿈을 잘 잡아냈다. 금상은 박창훈(1-7) 군이 수상했다. 봄빛이 찬연한 교정과 인위적인 학교 건물의 대비 효과를 잘 포착하였으며, 무엇보다 무료함을 달래는 학생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잡혔다. 은상에 뽑힌 오민길(1-8) 군은 고목이 된 벚나무 등걸을 배경으로, 금방 만개한 벚꽃과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접사 촬영함으로써 세월을 이겨낸 화사한 꽃의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다.
이 이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많은 사진 작품들이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