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회 초대의 글
행복한 구속
교장 권상호
풍덩예술학교에는 차가운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들이 모여 있습니다.
한번 정을 붙이면 떨어지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1교시보다 2교시가 더 재미있다고들 합니다.
풍덩예술학교에는 한눈에 사로잡는 현란함은 없으나
볼수록 정겹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서로들 솜씨, 말씨 자랑은 할 줄 모르지만
넘치는 인간미와 남다른 배려로
돈이 들지 않는 마음씨만은 은근히 뽐냅니다.
그래서 풍덩과 인연을 맺으면 필연이 되고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풍덩예술학교에는 선생은 없지만, 스승은 있고
학생은 없지만, 제자는 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어 늘 강의 시간이 모자라고 쫓기듯 마친답니다.
2교시가 되면 사제지간, 선후배를 떠나 모두 가족으로 변하지요.
우리 풍덩 가족의 세 번째의 세밑 전시회입니다.
부디 귀한 발걸음 하시어
순수에 감동하고, 가능성에 갈채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쯤 시계를 풀어놓고
풍덩예술학교에 풍덩 빠져
행복한 구속을 당해 보지 않으실래요?
20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