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字의 字形變化와 運用原理
權相浩(대구서학회)
1. 序言
최초의 人類文化가 물과 더불어 發生하였고, 人間社會의 작은 단위인 동네[洞]도 물이 없이는 형성될 수 없다. 지구의 4분의 3이 물로 뒤덮혀 있고, 우리 몸의 3분의 2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神話에서 물은 창조의 원천·풍요·생명력 등을 상징하고, 巫俗과 民俗에서 물은 生産力, 淨化力을 발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宗敎的으로도 물은 마음과 靈魂을 씻어 주는 중요한 儀式에 사용되고 있다.
물이 생명 자체는 아니지만 생명을 孕胎한다. 따라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羊水에서 태어나 신라 문무왕의 경우처럼 죽어서도 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환언하면 인간은 물에 대한 回歸本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서예에 있어서도 文房四友가 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作品創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물이다. 종이는 물을 매개로 하여 먹을 받아들이고, 붓은 물 없이는 한 올의 붓털이라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며, 먹도 물과 어울려 먹물이 되고서야 쓰일 수 있고, 벼루 역시 물이 없이는 無用之物이 되고 만다. 곧 붓을 붓답게 하고, 먹을 먹답게 하며, 벼루를 벼루답게 하고, 종이를 종이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물이다. 결국 서예는 물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물이 가장 중요한 서예 用材라 할 수 있겠다. 물로 말미암아 紙筆硯墨이 살아 움직이고, 물의 작용으로 相互無關한 文房四友 하나하나가 渾然一體가 되어 작품 창작이란 합창곡을 이루어 낸다.
이 글은 서예에 있어서의 물의 작용과 역할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書藝史的 측면에서의 ‘水’자의 字形變化를 살펴보고 文字學的 측면에서 ‘水’자의 運用方法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봄으로써, 製字 및 運用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리하여 알고 쓰는 서예, 쓰는 일 자체가 즐거움인 서예, 쓰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서예가 되었으면 한다. 예술에서 진정한 앎이란 ‘지식’이 아니라 ‘느낌’이라지만 書藝術의 특성상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관과할 수 없다.
2. ‘水’字의 字形變化
물의 의미를 나타내는 최초의 상징적인 형태는 아마도 八卦에서 그 연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後漢 중엽의 經學者 許愼(58~149)이 쓴 最古의 字學書인 <說文解字> 敍에 한자의 淵源을 말하면서 팔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古者 庖犧氏之王天下也 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 視鳥獸之文與地之宜 近取諸身 遠取諸物 於是始作易八卦 以垂憲象 及神農氏 結繩爲治 而統其事 庶業其繁 飾僞萌生.’
이에 따르면 許愼은 한자의 造字 기원이 ‘八卦’와 ‘結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설에 대한 ‘眞僞는 고사하고라도’ 팔괘와 결승이 적어도 중국 고대에 사용된 간단한 表意符號였다는 사실은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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