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편지
홀로 서서
홀로 자맥질치고
홀로 앓았다
긴 세월이었다
외로웠다
서러웠다
아팠다
따분하고 심심한 날도 많았고
누군가가 그리운 날도 많았다
… 꿈이었을까
먼 섬 어느 항구에서
괭이갈매기 눈망울을 닮은 희끄무레한 불빛이
나의 허기진 레이더에 감지될 때면
눈을 비비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부치지 못한 편지의 사연 같은
무의미한 구름조각들과
세기를 가늠할 수 없는 매몰찬 바람이
나 몰라라 외면하며 지나가곤 했다
가끔
무릎걸음 움직여
이웃 울릉섬으로 마실도 갔다 오곤 했다
보름달 떠 있는 깊은 밤에는
내 몸을 품어 안고 있는
바닷물 속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굴러
물속으로 떨어질 때마다
나야 나 독도야 여긴 독도라고
이상 오버 에헴
이라고 손 마이크로 우쭐대며
타전하는 시늉도 했었다
수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