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상사十月相思
구절초 향기 가득 찬 시월의 하늘
가을바람에 꽃씨 되어 날아가는
내 영혼에도 가끔은 분서갱유焚書坑儒가 필요하다
망중상사忙中相思 시월十月, 하늘연달 어느 오후에
누추한 밥상에 오른 어부의 청어 알보다 더 많은
근심과 지끈거리는 두통을
생선뼈 골라내듯 한 가닥씩 덜어낸다
이상한 일이다
덜수록 더 많아지는
지울수록 더 강렬한 빛으로 나타나는
잊을수록 더 질긴 철심으로 뇌리에 꽂히는
이 황홀한 아픔의 단풍상사丹楓相思여
난사향蘭麝香이 온몸을 휘감아 돈다
적당히 큰 것은 눈에 들어오지만
아주 큰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우주와 같이
당신의 큰 사랑도 그러하더이다
수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