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해인> 2013. 1월호- 허물 한번 벗어 볼까

허물 한번 벗어 볼까

 

창밖의 나무

한 해 동안 세상으로부터 받은 모든 영화

꽃과 잎, 열매까지 내려놓고

빈 몸으로 서 있다

 

방안의 달력

한 해 동안 눈길 손길로 받아온 모든 사랑

밑줄과 동그라미, 메모까지 내려놓고

마지막 한 장마저 떨고 있다

 

시계는 고장이 나도

시간은 고장 나지 않는 법

인생은 짧아도

깨달음은 길겠다

허물만 켜켜이 쌓아 온 지난 삶

다가올 癸巳年 뱀띠해엔

어디

허물 한번 벗어 볼까

 

수월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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