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백척간두(百尺竿頭)
연전에 불교의 땅 티베트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지구의 다락 여행이었지요.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게 절하는 모습
그것을 오체투지(五體投地)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무릎을 꿇고,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면서 전진하는 것인데,
그곳에서는 머리, 팔, 다리, 가슴, 배의 다섯 부분을
그야말로 땅에 던지듯 하심(下心)으로 낮추고 있었습니다.
고소증으로 너무나 힘들 때면
아, 땅바닥에 산소가 깔렸을지도 몰라 하고
어설프지만 따라 해보지만
머리는 갈수록 찌끈찌끈.
이럴 때마다 나를 지켜준 말이 있습니다.
百尺竿頭進一步(백척간두진일보)
十方世界現全身(시방세계현전신)
백 척의 장대 위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리하면 온 세상의 모습이 온몸에 나타나리라.
산의 정상에 오름에 내 한 키만큼 오르지 못해도
산의 한쪽 면밖에 보지 못한다.
100℃에서 물은 끓는다.
단 1°만 모자라도 물은 끓지 않는다.
아는 것은 남의 것
깨달음은 나의 것.
수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