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寫經)으로 마음 화장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었다.
깨끗한 눈밭을 보면 화선지가 연상되고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면 붓을 잡고 싶어진다.
삼도수불(三道水佛, 삼각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이
장엄하게 눈꽃을 피웠는데
내 어찌 그윽한 묵향을 올리지 않으리.
이 아름다운 시방세계에 장엄염불(莊嚴念佛)을 사경해 보리라.
진리의 말씀, 생명의 소리.
오늘은 내 마음이 화장(化粧)을 한다.
莊嚴念佛(장엄염불)
阿彌陀佛眞金色(아미타불진금색) 거룩하신 아미타불 금빛나는 몸이시여
相好端嚴無等倫(상호단엄무등륜) 단아하고 거룩하신 모습 비길 데 없네.
白毫宛轉五須彌(백호완전오수미) 미간의 백호광명 수미산을 둘러있고
紺目澄淸四大海(감목징청사대해) 검푸르고 맑은 눈빛 사해 바다 비추시네.
光中化佛無數億(광중화불무수억) 광명 속의 모든 부처 한량없이 많으시고
化菩薩衆亦無邊(화보살중역무변) 보살도를 이룬 사람 또한 그지없소이다.
四十八願度衆生(사십팔원도중생) 사십팔원 큰 원으로 모든 중생 건지어
九品含靈登彼岸(구품함령등피안) 구품으로 중생들을 피안으로 이끄시네.
以此禮讚佛功德(이차예찬불공덕) 아미타불 크신 공덕 정성 다해 찬양하오.
莊嚴法界濟有情(장엄법계제유정) 모든 중생 제도하여 장엄법계 이루소서.
臨終悉願往西方(임종실원왕서방) 이 목숨 다하는 날 서방정토 태어나서
共覩彌陀成佛道(공도미타성불도) 아미타불 친견하고 성불하기 발원하네.
極樂世界蓮池中(극락세계연지중) 극락세계 연못 속에
九品蓮華如車輪(구품연화여거륜) 구품연꽃 연화대는 수레바퀴와 같구나.
彌陀丈六金軀立(미타장륙금구립) 열여섯 자 금빛 몸의 아미타불 서 계시니
左手當胸右手垂(좌수당흉우수수) 왼손은 앞가슴에 오른 손은 드리우고
綠羅衣上紅袈裟(녹라의상홍가사) 푸른 법복 그 위에 붉은 가사 두르시니
金面眉間白玉毫(금면미간백옥호) 금빛 얼굴 미간에는 백호광명 빛나시고
左右觀音大勢至(좌우관음대세지) 왼쪽에는 관음보살 오른쪽엔 대세지보살
侍立莊嚴審諦觀(시립장엄심제관) 장엄하게 모시어 진리 세계 살피시네.
歸命聖者觀自在(귀명성자관자재) 관세음 보살님께 지성 귀의 하옵나니
身若金山薝蔔花(신약금산담복화) 금산 같이 거룩한 몸 우담화 같으시며.
歸命聖者大勢至(귀명성자대세지) 대세지보살님께 지성 귀의 하옵나니
身智光明照有緣(신지광명조유연) 지혜의 광명으로 인연중생 비추시네.
三聖所有功德聚(삼성소유공덕취) 세 분 성현의 크신 공덕
數越塵沙大若空(수월진사대약공) 하늘보다 넓으시고 티끌보다 많으시네.
十方諸佛咸讚嘆(시방제불함찬탄) 시방세계 모든 부처 다 함께 찬탄해도
塵劫不能窮少分(진겁불능궁소분) 오랜 겁을 지낸대도 찬탄 말씀 끝이 없네.
是故我今恭敬禮(시고아금공경례) 그러므로 저희들이 지성귀의하옵니다.
願我盡生無別念(원아진생무별념) 이 생명 다하도록 다른 생각 전혀 없고
阿彌陀佛獨相隨(아미타불독상수) 아미타 부처님만 홀로 따를 뿐입니다.
心心常係玉毫光(심심상계옥호광) 거룩하신 옥호광명 맘과 맘 이어지고
念念不離金色相(염념불리금색상) 황금빛의 거룩한 몸 생각마다 못 잊으리.
我執念珠法界觀(아집염주법계관) 내가 이제 염주 굴려 온 법계를 바라보니
虛空爲繩無不貫(허공위승무불관) 허공으로 끈을 삼아 하나하나 꿴 것같이
平等舍那無何處(평등사나무하처) 한결 같은 법신부처 곳곳마다 나타나시네.
觀求西方阿彌陀(관구서방아미타) 서방 정토 극락세계 아미타불 뵈옵고자
南無西方大敎主(나무서방대교주) 지극하 마음으로 한량없는 생명이신
無量壽如來佛(무량수여래불) 무한 광명 부처님께 지성귀의하옵니다.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
수월 권상호
권상호
역할 분담론
여행은 어떠셨습니까.
어느 곳에도 머무르지도 않고
어떤 것도 가지지 않았던
그 무전여행은
한 만 하셨습니까?
아직 여행 중인 저희들은
이제
어디를 보고 가야합니까?
나를 따라오지 말고
스스로 가라고
이렇게 뿌리치십니까.
버리라고 버리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니
이렇게
저희들마저 버리십니까.
이 슬픔도
버려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