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靈魂(영혼)의 주소
산 구비 돌아들면 일주문에서부터 큰 법당까지
언제나 소리 없는 큰 메아리로
우리를 반기는 것은 주련이다.
주련에 적힌 부처님 말씀이나 선사들의 법어는
언제나 인간보다 자연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주련은 방 밖의 기둥에다 걸어두는 법이다.
새벽이면 여명이 주련 읽고
아침이슬로 빛나고
저녁이면 구름이 주련 읽고
저녁놀로 물든다.
낮이면 새가 읽고 벌 나비도 읽고
밤이면 바람이 몰래 읽고 풍경으로 들려준다.
내 육신의 주소는 서울이나
내 영혼의 주소는 해인사 주련에 적혀 있다.
大寂光殿(대적광전) 주련에 이르시길,
佛身普放大光明(불신보방대광명)
色相無邊極淸淨(색상무변극청정)
如雲充滿一切土(여운충만일절토)
處處稱揚佛功德(처처칭양불공덕)
光相所照咸歡喜(광상소조함환희)
衆生有苦悉除滅(중생유고실제멸)
부처님이 대광명을 두루두루 비치시니
형색과 상호까지 그지없이 청정하네.
저 구름 온 세상을 가득히 채우듯이
이 세상 곳곳에선 불 공덕 칭송하네.
광명이 비치는 곳에 넘치는 기쁨이여
중생의 모든 고통 씻은 듯 사라지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소식과 함께
오늘은 더 큰 기쁨의 주련 붓질이다.
수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