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향法香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함이니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결코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가을이다.
하늘은 높아 가고
물은 깊어 간다.
휑하니 텅 빈 가슴
무엇으로 채울 건가.
순간 스치는 계절의 향기.
이 가을의 오묘한 향기는
어디서 왔나.
이 들의 알곡과
저 산의 열매에서 왔으리.
그 알곡과 열매는
어디서 왔나.
꽃에서.
그 꽃은 어디서 왔나.
씨앗에서.
이 가을의
오묘한 법향法香은
어디서 왔나.
금강경金剛經에서.
그 경전은 어디서 왔는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한량없는 마음씨에서.
먼 훗날의 또 다른
법향法香을 기원하며
오늘도 먹을 간다.
글씨를 뿌리면
화선지가 들이 되고 산이 되고
예서제서 먹꽃이 피고
묵향墨香이 사해四海에 번지리.
수월 권상호
청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