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따라 물 따라
한강漢江, 살리고 가꾸고 지키자는 기치 아래 펼쳤던
2010 한강 살가지 문화제가 막을 내렸다.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시 검룡소儉龍沼에서는
이무기의 넋을 위로하여 용龍으로 승천하게 하고
월정사月精寺 금강연金剛淵에서는
중생衆生에 의해 죽어간 열목어熱目魚의 혼魂을 달래고 방생放生도 겸했다.
그리고 이레 뒤에
남한강 북한강이 만나는 남양주 두물머리에서
합수合水 문화제를 끝으로 모든 일정이 끝났다.
인간도 자연과 소통하고 공존할 때 가치가 있듯이
뜻을 같이한 전국의 여러 소하천小河川 살가지 운동 단체도 동참하여
대화하고 협조하며 연대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올해는 장애인들도 함께하였다.
지난 3년,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메워야 할 대상이었다.
그동안 러시아 연해주의 비긴강 탐사, 한강회화전, 사이버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가 때론 진지하게 때론 흥겹게 이어졌다.
다양한 사람과 뭇 생명이 하나의 강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이 여러 곳에서 모여 하나의 행사를 만들어 냈다.
이렇듯 세상은 다양하기에 하나 되어 살아가는가 보다.
세계일화世界一花란 이런 걸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큰스님의 법어.
늘 보아 온 산 모습이요 들어온 물소리이지만, 생각해 보니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
산은 물이 되려고 하지 않고, 물은 산이 되려고 하지 않기에
산과 물은 다툼 없이 하나 되어 살아간다.
우리는 우리대로 자연은 자연대로 살아갈 때
인간과 자연은 하나 될 수 있고
산의 사랑과 물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에
소중한 이웃 및 아름다운 자연과 대화를 나누자.
눈에 보이는 이웃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부처님을 어찌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귀에 들리는 자연의 소리도 듣지 못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어찌 들을 수 있겠는가.
수월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