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大災殃(대재앙)
도정 권상호
금요일 오후의 大災殃(대재앙). 日本(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地震(지진)이 동북부 지역 太平洋(태평양) 沿岸(연안)을 강타했다. 11일(금) 오후 2시 46분 일본 東北(도호쿠) 지방 宮城(미야기)현 仙臺(센다이)시 동쪽 130㎞ 해저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또 지진 이후 초대형 10m 쓰나미가 강타하면서 집과 배, 차량을 집어삼켰고 마을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돼 버렸다. 물이 삼키고 지나간 뒷자리엔 공교롭게도 온통 불바다였다. 災(재앙 재) 자를 그대로 닮아 있었다.
옥편의 부수표를 보면 水(수) 부 밑에 火(화) 부가 나오는 것도 물난리 다음에 불난리가 옴을 예견하게 해 준다. 災(재) 자는 ‘川(내 천)+火(불 화)’로 구성되어 있다. 巛(천)의 모양을 보면 내가 꺾여서 흐르고 있다. 재앙이다. 그리고 물 밑에 불이 있으니 ‘부글부글 끓는’ 형국이다. 災(재) 자 모양만으로도 대재앙이다.
殃(재앙 앙)이란 또 무엇인가. 죽음이 뒤따르고 남은 사람은 /앙앙/거리는 모습이다. 歹(부서진 뼈 알)은 ‘죽을사변’이다. 여기저기 흩어진 시체를 연상케 한다. 央(가운데 앙) 자는 ‘끝장날 앙’이기도 하다. 央(가운데 앙)은 사람[大]이 두 팔을 벌리고 서서 양어깨에 무거운 짐[冖]을 지고 있는 모습이다. 쓰러지지 않으려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어깨의 짐이 한쪽으로 쏠리면 夬(터놓을 쾌)가 된다. 쓰러지면 안 되는 것이 秧(모 앙)과 盎(동이 앙)이다. 마음이 갇혀 있으면 怏(원망할 앙)이요, 마음이 터져 있으면 快(상쾌할 쾌)이다. 사람을 못살게 굴며 앙탈을 부리고 자꾸 보챌 때 우리말로 ‘앙앙거리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怏(원망할 앙)과 발음이 같다.
災殃(재앙)과 같은 말로 殃禍(앙화), 災厄(재액)이 있다. 殃(재앙 앙)과 모양은 다르지만 똑같은 의미의 글자로 禍(재앙 화)가 있다. 示(보일 시)가 붙어 있는 걸 볼 때, 이는 하늘[神(신)]이 내린 재앙 곧, 天災(천재)이다. 咼(괘) 자를 보면 뼈[骨]가 아파서 입[口]을 벌리고 소리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은 빨리 지나가기를[過(지날 과)] 바랄 뿐이다. 厄(재앙 액)은 언덕[厂(한)]에서 사람이 떨어져 꼬부라진 모습이니 인재(人災)로 봐야 한다.
災殃(재앙)의 반대말은 幸運(행운) 또는 祝福(축복)이다. 幸運(행운)도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幸(다행 행) 자 속에는 辛(매울 신) 자가 들어 있다. 辛苦(신고)를 겪어야 오는 것이 행운이다. 祝福(축복)은 示(보일 시)가 들어 있으니 하늘[申(신)]이 내리는 것이다. 祝(빌 축)의 기원하는[口(구)] 일이나, 福(복 복)의 畐(가득할 복)을 쌓는 일은 인간의 일이다. 가득히 집[宀(면)] 안에 쌓아 둔 사람이 富者(부자)이다. 祝(축)의 兄(형)은 兄弟(형제)의 兄(형)이 아니라 呪文(주문)을 외는 사람[儿(인)]을 뜻한다.
'쓰나미'는 일본어 '津波(つなみ, 진파)'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地震海溢(지진해일)'이나, 그냥 ‘海溢(해일)’에 해당하는 말이다. 津波(진파)란 일본에서 만든 말로 나루[津(진)]에 물결[波(파)]이 몰려온다는 뜻이다. /쓰나미/는 우리말 ‘쓰는 물’, 곧 ‘쓸어버리는 물’의 의미이기도 하다. 津(진)의 聿(율)은 붓이고, 미는 ‘미나리’, ‘미더덕’, ‘미르’, ‘미즈(みず)’ 등에서 보듯이 韓日(한일)이 다같이 ‘물’의 뜻이다.
地震(지진)이란 무엇인가. 벼락이란 공중의 전기와 땅의 전기가 만날 때 일어나는 현상인데, 땅속에서 일어나는 벼락이 바로 地震(지진)이다. 辰(진) 자는 振(떨 진)의 의미가 있다. 振動(진동)이 강하면 震動(진동)이 된다. 곧, 地震(지진)은 땅이 떠는 것이요 姙娠(임신)은 뱃속 아이가 떠는 것이다. 唇(놀랄 진)은 입술이 떠는 것이렷다.
海溢(해일)은 바닷물이 크게 일어 육지로 넘쳐 들어오는 현상을 가리킨다. 溢(넘칠 일)은 ‘氵(물 수)+益(더할 익)’으로 ‘물이 불어나 넘치는’ 모습이다.
그려. 지진 속에서도 발전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 비바람 속에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 연상된다. 현실에서 우리는 일본과 脣齒之國(순치지국) 관계이다. 이번 사태를 他山之石(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遠禍召福(원화소복)을 위하여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