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발자국
도정문자연구소 권상호
釆(분별할 변; ⾤부; biàn) 자는 ‘짐승 발자국’을 본뜬 글자로
‘자세히 살피고 분별하다’의 뜻이 나왔다.
이후 의미를 구체화하기 위해 田을 더한 番(갈마들 번; ⽥-총12획; fān)이 나왔다.
‘논밭에 남은 짐승의 발자국’을 그렸다. 짐승 발자국을 헤아림에서 ‘차례’ ‘순서’ ‘번호’의 뜻으로 의미확장이 이루어졌다. ‘갈마들다’는 ‘갈음하여 들다’ ‘서로 번갈아 들다’의 뜻으로 ‘밤과 낮이 갈마들다’ ‘희비가 갈마들다’와 같이 쓰인다.
예) 電話番號, 一番, 番地, 每番, 番番이 機會를 놓치다.
나중에 ‘순서’의 뜻으로 쓰이게 되자,
다시 ‘蹯(짐승 발바닥 번, 짐승 발자국 번; fán)’ 자를 만들었다.
審(살필 심; shěn)은 집 안(宀)에서 자세히 살피고 분별하며(釆) 물어봄(口)에서 형상화한 글자이다. 이후 口가 田으로 바뀌었고 ‘자세히 살피다’ ‘조사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예) 公正 審査, 改正案 審議, 被告 審問, 審美眼, 不審檢問, 博學審問<중용>- 배우는 사람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태도.
간화자는 审. 番을 申(아홉째 지지 신; ⽥-총5획; shēn)으로 바꾸었는데, 중국 발음을 보면 審, 申 둘다 [shen]이다.
*‘審(shěn)’과 買賣(买卖[mǎimài])의 買[mǎi]가 공통적으로 3성인데, 왜 그럴까?
釆(분별할 변)에서 파생된 글자로 悉(다 실; ⼼-총11획; xī)이 있다.
‘마음을 써 가며 남김없이 자세히 살핌’을 뜻한다.
이로부터 ‘다하다’ ‘모두’의 뜻이 나왔다.
예) 悉心(마음을 다함), 悉皆(모두, 다) 謹悉(삼가 알겠습니다.)
播(뿌릴 파; bō)은 ‘손(扌)으로 자세히 살펴보며(釆) 밭(田)에 씨를 뿌리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금문에서는 손에 도구를 쥔 모습이다.
/파/- 波(물결 파; bō), 破(깨뜨릴 파; pò ), 派(물갈래 파; pàì), 把(잡을 파; bǎ,bà) 波濤, 一波萬波 / 派閥, 派生, 派出所
飜(뒤칠 번; ⾶-총21획; fān)은 날갯짓을 갈마들며 ‘뒤집으며’ 마음껏 날아다니는(飛) 새의 모습에서 ‘뒤집다’ ‘바꾸다’의 뜻을 표현했다. 간화자는 翻(날 번; fān)
예)飜譯, 飜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