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旅行實記
樵山(초산) 鄭純鎔(정순용)
余生于慶尙南道金海郡二北面佳山里 父諱元基也 母慶山全氏也 有二男二女 吾居第四矣 兄諱佑鎔也 有二男四女 長男纘永也 次男學永也 長姊適于金海金成楠 有三男二女 長男金德萬 次男金萬五也 三男金道萬也 二姊適于金海許煒 有二男四女 長男許長淑也 次男許華淑也
余有二男一女 長男光灝也 次男勻灝也 一女適于安東權仲根也 一兄二姉 先已俱沒 余獨存焉 年今半百矣
曾年三十年間 書農醫藥陰陽等書 無不涉獵 而列郡各里 轉住者幾許所矣 自丙寅春 移居于本郡下東面酒中里者 于今四年也 是時 甥姪金德萬昆季 昆季(곤계): 형제(兄弟).
移住於日本橫浜市 營業者六七年矣 請余遊覽 余亦以長姪纘永事 有志未就者五六年耳
始自渡航 至橫浜 時昭和五年己巳冬十二月初旬也 略述來歷實記 編集旅行詩稿也哉
昭和五年一月下旬 鄭純鎔自述
十一日早朝 泊下關驛
鐵道亂如髮
列車各縱橫
圃祖三使國
裔孫 裔孫(예손): 대수(代數)가 먼 자손.
始登程
正月初六日 茨城縣 眞璧郡 下館驛 別女壻 女壻(여서): 사위.
權中根內外 與杵孫 杵孫(저손): 외손자.
還橫浜而吟
下館驛前逢立春
數千里外未歸人
天倫異域情何極
車笛催行淚滿巾
理髮感吟 感吟(감음): 무엇에 감동(感動)하거나 감탄(感歎)하여 시가(詩歌)를 읊음.
- 天圓而地方 頭圓而足方 此所謂人身卽小天地歟 今遵入鄕隨俗之例 削髮而感吟 時昭和五年庚午正月望日也
賢能與世推
國制是春秋
天人如合德
上圓卽圓頭
憶匡灝勻灝兩兒二首
離家南渡問何時
憶在庭蘭兩樹枝
或恐荒堤荊棘 荊棘(형극): 나무의 온갖 가시. (비유적으로) 고난(苦難).
雜
修書 修書(수서): 편지를 쓰다. 서적을 편찬하다.
寄語 奇語(기어): 말을 기별(奇別)하여 보냄.
每箴規 箴規(잠규): 잘못을 바로잡게 하는 경계(警戒).
轉仄 轉仄(전측):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함. 전전반측(輾轉反側). 전전불매(輾轉不寐). 전측(轉側).
中宵寢不成
儀容 儀容(의용): 몸을 가지는 태도. 또는 차린 모습. 용의(容儀). 의표(儀表). 의형(儀形).
動作瞭 瞭(료): (눈이) 밝다. 맑다. 뚜렷하다. 알고 있다. 명백하다. 아득하다.
分明
蒙養 蒙養(몽양): 어린이를 깨우치는 일.
寧依慈母 慈母(자모):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뜻으로 어머니를 일컫는 말.
澤
爭書應說 應說(응설): 대답으로 말하다. 화답하다.
乃爺評
十月二十日夜感吟 - 祖妣 祖妣(조비): 돌아가신 할머니.
入祭日也
시월 20일 밤에 느낌이 있어 읊다. - 할머니 제사 전날이다.
事違尙作未歸客 일이 어긋나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나그네
曲曲鄕思欲斷魂 斷魂(단혼): 넋이 끊길 정도(程度)로 애통(哀痛)함. 斷腸(단장).
굽이굽이 고향 생각에 넋이 끊길 정도로 애통(哀痛)하구나.
追憶海棠花下際 해당화 꽃이 떨어지던 때를 추억하니
難容此夜不肖孫 이 밤에 용서받기 어려운 못난 손자로세.
冬至吟 동지에 읊다.
居諸 居諸(거저): 쉬지 않고 흘러가는 세월. 일거월저(日居月諸)의 준말. 해와 달. 居·諸는 조사(助辭)임. 해와 달은 대지를 비추는데, 그 사람은 어쩐 일인지 그 전처럼 나를 대하지 않도다. (日居月諸 照臨下土 乃如之人兮 逝不古處): <시경(詩經)> ‘패풍 일월(邶風 日月)’.
歳月驥如忙 驥如忙(기여망): 천리마처럼 바쁘다. 세월의 빠름을 천리마에 비유했다.
쉬지 않고 흘러가는 세월은 천리마처럼 빨라서
來日須憐 須憐(수련): 비록 애달프지만.
始一陽 내일이면 모름지기 일양(一陽)이 시작됨을 기뻐하리.
草木晦根 晦根(회근): 나무뿌리에 감춤. 남송의 학자인 유자휘(劉子翬)는 주희의 아버지와 벗이었는데, 그가 주희의 자(字)를 원회(元晦)라 지어 주며 남긴 축사에 “나무는 뿌리에 감추어야 봄의 자태가 찬란히 펴지고 사람은 몸에 감추어야 신명이 안에서 넉넉하다. (木晦於根 春容燁敷 人晦於身 神明內腴)”라고 하였다. 주희는 호를 회암(晦菴)이라 하여 ‘회(晦)’ 자를 취하였다.
從此孽 孽(얼): 孼(얼)의 속자(俗字). 1. 서자, 첩의 소생. 2. 움, 움돋이.
초목은 뿌리에 감추어 두었다가 이때부터 움이 돋기 시작하니
生生物理漸看長 이는 생생한 만물의 이치로 조금씩 성장함을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