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겨울을 읊은 漢詩(詠冬詩) 3

겨울을 읊은 漢詩(詠冬詩) 3


도정문자연구소 권상호

雪後(설후) 눈 내린 뒤 / 李恒福(이항복, 1556~1618)

*조선 선조 때의 문신. 자는 자상(子常). 호는 백사(白沙)ㆍ필운(弼雲). 임진왜란 때 병조 판서로 활약했으며, 뒤에 벼슬이 영의정에 이르렀다. 광해군 때에 인목 대비 폐모론에 반대하다 북청(北靑)으로 유배되어 죽었다. 저서에 ≪백사집(白沙集)≫, ≪북천일기(北遷日記)≫, ≪사례훈몽(四禮訓蒙)≫ 따위가 있다. 

북청으로 유배 가는 길에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표현한 시조가 유명하다.


雪後山扉晩不開(설후산비만불개) 

눈 내린 뒤 산 사립문은 해 저물도록 닫혀 있고

溪橋日午少人來(계교일오소인래) 

시냇물 위 다리엔 한낮에도 오는 사람 거의 없네.

篝爐伏火騰騰煖(구로복화등등난) 

화로 속 묻어놓은 불은 매우 뜨거워

茅栗如拳手自煨(모율여권수자외) 

주먹만한 산 밤을 혼자서 구워 먹네.


*篝(배롱 구; gōu) 焙籠(배롱): 화로 위에 씌워 놓고 그 위에 젖은 기저귀나 옷 같은 것을 얹어서 말리는 기구. 焙(불에 쬘 배; ⽕-총12획; bèi) 

*氣勢騰騰(기세등등): 기세가 매우 높고 힘찬 모양.

*茅栗: 중국 남부지방에서 나는 밤의 일종.

*煨(불씨 외; ⽕-총13획; wēi) 묻은 불, 굽다.


<文字學>

門 - 戶 / 閤 - 扉

閤(쪽문 합; hé) - 扉(문짝 비; fēi): 閤門, 閤下, 閤夫人, 柴扉

合(합할 합; ⼝-총6획; hé̌) 綜合(모을 綜, 잉아 綜), 統合, 野合, 合集合, 合格, 塵合泰山, 知行合一, 同心合力, 烏合之卒, 離合集散, 如合符節, 夫婦之道 二姓之合(4자소학), 合抱之木 生於毫末(노자), 兄弟和合 賢妻之德(소학)

蛤(대합조개 합; ⾍-총12획; gé,há) 紅蛤, 大蛤

盒(합 합; ⽫-총11획; hé) 饌盒, 印盒, 印朱盒

陜(땅 이름 합{좁을 협}; ⾩-총10획; jiá,xiá) 陜川郡


爐(화로 로{노}; lú) 火 + 盧(밥그릇 로. 화로 로; lú). 冬扇夏爐


煖(따뜻할 난; nuǎn,xuān) 

= 暖(따뜻할 난; ⽇-총13획; nuǎn) 煖爐, 暖流, 煖房(暖房), 暖帶 ↔ 寒帶, 暖冬, 暖衣飽食


登(오를 등; dēng) 從善如登, 登高自卑, 登山臨水, 學而智遠 如披祥雲而覩靑天 登高山而望四海(장자, 명심보감).

燈(등잔 등; dēng) 燈火, 燈油, 燈盞, 燈臺, 燈燭, 電燈, 走馬燈, 螢光燈, 信號燈, 街路燈, 長明燈, 燈火可親, 燈下不明, 風前燈火, 孤枕寒燈, 貧者一燈. 人生如風燈. 十年燈下苦 三日馬頭榮(추구). 風窓燈易滅 月屋夢難成(추구). 松作迎客蓋 月爲讀書燈(추구). 간체자 灯

藤(등나무 등; téng) 葛藤

騰(오를 등; téng) 龍蛇飛騰, 撥鐙法(다스릴 撥)

謄(베낄 등; téng) 謄寫


..............

철령 높은 봉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孤臣寃淚를 비 삼아 띄워다가

님 계신 九重深處에 뿌려본들 어떠리.


한음 이덕형과 함께 오성 대감으로 널리 알려진 이항복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병조판서를 지낸 전란 극복의 명신이었다. 행주대첩의 도원수 권율의 사위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역적으로 몰려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강력히 반대하여 죽음을 면하게 했다.

그러나 광해군을 등에 업은 북인이 정권을 장악하자 임해군과 영창대군 살해사건 등이 터졌다. 서인의 대표 격이었던 그는 북인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시조는 북인 집권 시의 인사 난맥과 국정 혼란을 탄식하고 있다. 진영 논리와 당리당략만 탐하던 붕당 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자들이 요직에 올랐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불통의 조선판 내로남불 시대였던 셈이다. 마침내 인목대비가 폐비되자 극렬하게 반대하다가 함경도 북청으로 유배되었다. 그때 남긴 시조 한 수.

그는 유배지에서 63세로 숨졌다.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폐위의 길을 갔다. 서울 배화여고 별관 뒤쪽 바위벽에 그가 남긴 ‘필운대(弼雲臺)’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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