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灬不是火
도정문자연구소
無, 盡 등의 글자에 灬(火)가 들어있다. 無 자는 집에 불이 나서 다 타 없어지고 골조만 남은 모습인가? 盡 자는 그릇 속의 음식물이 다 타고 남은 게 없는 모습인가? 그럴 듯한 상상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결론은 엉터리다.
無(없을 무; ⽕-총12획; wú,mó): 갑골문, 금문 자형 모두 大에서 출발하며, 두 팔에 무용 도구를 걸치고 춤추는 모양이다. 따라서 無는 ‘춤출 舞’ 자의 원형이자 初文이다. 戰國楚系文字에서 상부 四豎二橫 및 하부 二木의 형태를 보면 이미 춤추는 사람의 모습은 사리지고 없다. 그런데 篆文이나 예서 초기 형태를 보면 글자 중간에 亡(망할 망; wáng,wú) 자가 나타난다. 이는 亡 자가 발음을 돕기도 하지만, 無의 의미가 ‘춤추다’에서 ‘없다’로 바뀌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亡 자의 본뜻이 ‘망하다, 죽다’이므로 춤을 추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망해도 남는 게 없지만’, ‘춤을 추고 나면 근심 걱정마저 없어진다’는 깊은 철학적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戰國文字 하부를 보면 木(mù) 자 2개가 보인다. 이것도 춤추는 무대의 상형으로 볼 수도 있지만 木(mù) 발음과 유관하다. 그런데 예서에서 생긴 灬는 무엇일까? 무용수의 발자국인가, 흩어져 없어지는 이미지인가? 어쨌거나 불과 직접적 관련은 없어 보인다. 無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자 ‘춤’의 본뜻을 살리기 위해 만든 글자가 舞이다. 간화자에서는 无에 통합되었다.
舞(춤출 무; ⾇-총14획; wǔ): ‘無+舛’으로 구성된 글자이다. 두 발을 상형한 舛(어그러질 천, 상치될 천; chuǎn)을 붙여 ‘춤추다’의 의미를 분명히 살렸다.
无(없을 무; ⽆-총4획; wú,mó) <설문해자>에서는 無의 奇字(기자)로 풀이하고 있다. ‘기이한 글자’란 뜻의 奇字는 다른 지역의 戰國文字를 가리킨다. 無 자의 획수를 줄여 표현한 글자로 볼 수도 있지만, 사람이 머리에 고깔을 쓰고 뒤뚱뒤뚱하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撫(어루만질 무, wú, 抚): 撫摩(분쟁이나 사건 따위를 어물어물 덮어 버림), 愛撫
蕪(거칠어질 무; wú, 芜): 蕪繁(초목이 무성함) =萊蕪(묵밭, 묵정밭), 荒蕪地, 田園將蕪, 蕪穢(무예: 잡초가 무성하여 지저분함), 蕪草(엉클어져 거칠게 난 풀, 자기가 쓴 초고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 蕪辭(자기 말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蕪淺(학식이 변변치 못함).
武(굳셀 무, 호반: wǔ) - 武器, 武士(↔文士), 武班(西班, 虎班) ↔ 文班(東班, 鶴班), 武陵桃源(陶淵明의 ‘桃花源記’), 光武(大韓帝國 高宗의 年號. 高宗 34(1897)년부터 44(1907)년까지 사용했음). 年號(大年號의 준말, 중국의 연호). 최초의 연호는 중국 漢나라 武帝 때의 建元이다. 무제는 6년 혹은 4년마다 연호를 고쳤는데, 명나라·청나라 때는 1대에 한 연호[一世一元]를 사용하였다.
茂(우거질 무, 무성할 무: mào) -
繆(얽을 무; miù, 缪): 未雨绸缪(비가 오기 전에 사전에 방비하다.)
巫(무당 무; ⼯-총7획; wū)
覡(박수 격; ⾒-총14획; xí) 巫覡(무당과 박수)
筮(점대 서; shì) 시초점(蓍草占). 톱풀을 이용하여 치는 점.
誣(무고할 무, 속일 무; wū, 诬)̄ - 霧(wù, 雾) - 務(wù, 务). 誣告 嫌疑로 구속되다.
盡(다할 진; jìn,jǐn): 청동기의 경우 그릇 밑바닥에 주조하거나 새긴 글, 곧 金文이 있다. 음각으로 된 경우 사용 후에는 획 사이에 끼어있는 음식찌꺼기를 솔로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갑골문, 금문을 보면 솔[刷(쓸 쇄; shuā,shuà)]로 빈 용기 속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모습에서 ‘다하다, 완수하다’의 의미가 나온다. 음을 나타내기 위해 皿 위에 㶳(타고난 나머지 신, 불똥 신) 자를 올려놓았지만, 청소용 솔과 찌꺼기의 표시로 점을 찍은 것이기 때문에 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쓰기에 불편하므로 나중에 聿로 쓰기도 한다. 일본 가나와 중국 간체자로는 尽으로 쓰고 있는데, 이는 초서에서 온 것으로 보이며, 안진경 해서에 이 형태가 나온다. 盡心, 盡力, 未盡, 無盡藏, 盡忠竭力, 盡忠報國, 無窮無盡, 一網打盡, 盡人事待天命.
燼(불탄 끝 신, 깜부기불 신; jìn): 깜부기불이란 타다 남은 것을 말한다. 燼滅(남김없이 없앰), 灰燼化(회신화: 모두 타버려 재만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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