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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년 절후상 小雪 3일전 저녁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첫눈인데 놀랍게도 함박눈이었습니다.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세상의 더러움을 소리 없이 덮어주는 눈.
대선을 꼭 한 달 앞둔 시점에
소란하고 흙물 티는 이 땅을
보란 듯이 깨끗하게 덮어주고 있습니다.
눈 속에서는 잘난 놈도 못난 놈도 따로 없습니다.
어쩌면 정치와 잡음은 필연이겠죠.
금은방의 저울은 매우 정밀합니다.
귀하고 비싼 보석의 무게를 달기 때문이죠.
이보다 더 정밀한 저울 중에는
비상을 다는 저울이 있답니다.
이는 지극히 적은 비상 분량의 차이로 인하여
사람 목숨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한 극 초정밀의 저울이 있다면,
이는 곧 사람의 마음을 다는 저울일 것입니다.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냐에 따라
사랑 아니면 미움, 평화 아니면 전쟁의 갈림길이 생기기 때문이죠.
피차의 경계를 없애주는 이 저울의 명칭을 붙인다면
‘용서할 서(恕)’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우주를 살피는 일을 관(觀)이라 하고
먼지를 살피는 일을 찰(察)이라 합니다.
잘난 체 으스대면서 까발려 놓고 용서하는 것은 교만(驕慢)입니다.
진정으로 용서할 때에는 꽃처럼 다가가야 합니다.
‘서(恕)’자를 잘 관찰(觀察)해 보세요.
이 기분 좋은 아침에
화선지 같은 운동장의 눈을 응시하며
내 자신을 살피고
첫눈을 살피고
우주를 관찰해 봅니다.
마침 땅 위엔 까만 아가씨가 눈 덮인 운동장을 가르고
파아란 하늘에는 까마귀 한 마리가 선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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