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부산 기장 장안요 봄맞이 작은 음악회

두어 달 전에 약속한
부산에 가려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해파 선생이 정확한 9시에 나타나고
군에 다녀온 장한 아들 경태도 동행했다.
가장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왕년의 카레이서 출신인
시인 김민홍님께서 합류하자
밥통에 준비된 밥으로 곡기를 채웠다.

가고 오는 길은 예닐곱 시간
주고 받는 정은 십년지기
가는 길에 출판의 온기도 채 가지않은
김민홍님의 네번째 시집 <손목시계>를
기지개 몇 번으로 끝까지 음미했다.
극적인 반전의 문학적 테크닉에 웃음을 잃지 않고
잘 아는 사람의 속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니
글보다 더 쌕쌕한 거울은 없다.
글은 글쓴이의 정신 내시경.

넘 오랜만에 들리게 되는 부산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전 및 삼청시사전 작품 3점까지
밀린 숙제를 다 하고 떠나는 기분은
날개 단 천사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울산 문수경기장을 지나는 길을 택했다.
울산을 지나니 접빈객을 잘하는
인정 많은 서호 이권일 선생이 생각나
손전화로 합류했다.
사진작가 등 다른 두 분도 함께 왔다.

네비게이션 도움으로 산삐알의 간판 없는 집도 쉬이 도착,
-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307(051-727-8216, 3156)
중광스님의 호방하지만 정제된 장안요 현판이 보인다. 
집안에 들어서자 벽마다
철분이 비교적 많은 들어간듯한 듬직한 도자기들이
귀를 크게 열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3년전 서울 경복궁 옆 두가헌갤러리에서 만났던
신경균, 임계화님이 바쁜 가운데 반가이 맞는다.
그 유명한 신정희 선생의 3남 申京均.
그는 늘 지엄한 부친의 목소리를 듣는다.
"흙에서 꼬신 냄새가 나야 그릇쟁이가 되는기라."

대구 부산 김해 청주 울산 송광사 해인사 등지에서
지인 50여 분이 순간에 모였다.
7시에 도정은 사회를 맡고
봄맞이 장안요음악회는 문을 활짝 열었다.
기타리스트 클라타
대금에 강성세
시들려주는 남자 이봄비
기타달마 송형익 - 지붕 개량으로 더 이상은 달마는 아닌 듯 -
시인이자 재즈가수 김민홍 등이
작지만 큰 목소리로
저만치 다가오는 봄을 유혹했다.
이 모든 일을 주관한 수도암 환경 - 건강이 좋지 않은 듯 -

심야에 꺼져가던 분위기에
이어진 라이브 서예가 불을 당겼다.
주인장 신경균씨와 라이브로 합작에 임하자
붓은 신장대로 다시 태어났다.

손님 중에
부산 동래의 녹천호텔 사장이 있었다.
綠泉인가 했더니 鹿泉이었다.
사슴이 되어 따스한 샘에 뛰어들자
은천선생은 바로 이 호텔에서의 신혼여행 추억을 곱씹었다.
추억에 울컥
제첩국으로 마음을 달랬다. 

허-
옴-
기합!
기절은 안돼!
몸에 기를 지는 일이라 해서 기지개라 하겠지.
착한 사람의 부드러움이
악한 사람의 뻣뻣함을 이긴다.
서울에 돌아왔다.
강북구 박가네에서
아줌마, 삼겹살 6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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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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