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瑞雪

* 사진은 강원도 양양에서 한계령으로 오르는 도중에 바라본 설악산

 

7시 출근길에 비가 내린다.

유난히도 컴컴하다.

비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빗줄기.

끝까지 버티던 플라다나스 잎들이

맥을 못추고 아스팔트 위를 나뒹군다.

녹천 지하차도 출구에 일찌감치 사고가 난 짚차가

견인당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기예보엔 밤에는 비,

아침엔 눈이라 했는데.

영락없는 비다.

 

그런데

11시 30분에 일찌감치 먹은

점심 숟가락을 놓고 나오자

 

서설(瑞雪)......

삼청시사에 보내온 편지

뜯어보니 12월 시제도 瑞雪,

운자는 淸, 生, 城, 明, 成

 

여기......

또 하나의 서설 시가!

 

첫눈 / 신현득


 첫눈은 첫눈이라 연습삼아 쬐금 온다

 낙엽도 다 지기 전 연습삼아 쬐금 온다

 머잖아 함박눈이다 알리면서 쬐금 온다.


 벌레알 잠들어라 씨앗도 잠들어라

 춥기 전 겨울 옷도 김장도 준비해야지

 그 소식 미리 알리려 첫눈은 서너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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