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벗고 놀자'
뱀처럼 허물을 '벗고 놀자'
시계는 고장이 나도
시간은 고장 나지 않는다.
우리 삶은 쉼 없이
시간의 숲속을 지나
세월의 강가 어디쯤에서
바다를 향해 가고 있다.
인생은 짧고 지금은 길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을 살 뿐이다.
인생은 시작과 끝이 있어
어느 한 지점에 한정되지만
지금은 언제나 지극히 소중한 금처럼
눈앞의 현실로 반짝이며
엄연히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NOW'를 'KNOW'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알 것은
'지금'뿐...
대선으로 시끌벅적했던 이땅
마야종말론으로 떠들썩했던 지주촌에
2013년 계사년(癸巳年) 검은 뱀띠 해가 밝아온다.
십간(十干)으로는 마지막 계년(癸年)이요
십이지(十二支)로는 여섯 번째 사년(巳年)이다.
계(癸) 자는 씨앗이 사방으로 퍼지는 모양이다.
지도자의 덕화(德化)가 세상에 골고루 미치기를 바란다.
고난에서 인간을 구해 주는 배[ship]는
리더쉽[leadership]이라 했다.
‘巳(사)’ 자는 태아의 모습이다.
抱(안을 포), 胞(태보 포), 飽(배부를 포), 泡(거품 포), 苞(포도 포), 砲(대포 포) 자 등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글자는 包(쌀 포)이고
이 글자는 잘 감싸고[勹] 있던 태아[巳]가
몸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다.
임신의 다른 말로 포태(胞胎)가 있다.
새해에는 포태와 출산이 풍성했으면...
巳時(사시)는 하루 중에는 오전 10시이고
일 년 중에는 음력 4월에 해당하니
뱀이 나와서 활동할 만한 따뜻한 시간과 계절이다.
뱀에 대한 문화적 상징은 상반된다.
성경 속의 뱀은 사탄이나
(엄밀히 말하면 사탄이 선택할 정도로 가장 지혜로운 동물)
동양의 뱀은 십이지신 중의 하나인 그야말로 신(神)이다.
토담집을 짓고 살던 농경사회에서
쥐들이 담에 구명을 내면 집은 쉬이 허물어진다.
이런 때 집안에 있는 뱀을 일러
‘집지킴이’라 하고 수호신으로 받들었다.
뱀은 허물을 벗음으로써 성장한다.
뱀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음이다.
그래서 뱀은 혁명(革命)의 화신이다.
우리는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통하여 혁신을 이뤄야 한다.
뱀은 revolution(혁명)이자, innovation(혁신)을 상징한다.
배를 땅에 대고도 재빠르게 나아간다.
지느러미 없이도 헤엄도 잘 치고,
손발 없이도 나무에도 잘 올라간다.
도구 없이 구멍을 파고 동면을 하는 걸 보면
분명 지혜의 대왕이다.
뱀은 wisdom(지혜)의 상징이다.
뱀 꿈을 꾸시오.
일이 술술 풀리고 부자가 되리라.
꿈속에 치마 속으로 구렁이를 부르시오.
성인을 낳으리라.
2013을 60(갑자)으로 나누면 몫이 33, 나머지도 33이다.
몫을 차지해도 ‘33한 해’요,
남겨 두어도 ‘33한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