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한국 연극이다!!
<태(胎)>는 1974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무대화 되어온 작품으로 한국 현대 희곡 중에 손꼽히는 명작 중의 하나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인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수양대군(세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과연 죽음을
뛰어넘어 존속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절실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에 픽션이 가미되어 짜임새 있는 극적 구조 속에서
한국의 모태 본능과 제의적인 느낌의 혼을 강렬하게 표출한다.
반세기의 선택 <태(胎)>
오태석의 <태(胎)>는 국립극단이 1997년 제172회 정기공연으로 선택한 적이 있고,
관객대상 설문조사 ‘다시 보고 싶은 국립극단의 공연 BEST3' 에 선정되어 2000년에
국립극장 50주년 기념작 186회 정기공연으로 다시 올리는 등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이미 검증을 거친 작품이다.
원작자이기도 한 오태석 예술감독의 연출력과 국립극단 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가
다시 만나 더욱 작품의 깊이와 완성도를 높여 생략과 함축의 연극 미학, 제의라는
내적 정신성과 원형적인 생명력의 시청각적 표현을 통해 연극적 재미가 묵직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깊숙이 뿌리를 울리는 연극
<태(胎)>는 세조의 왕위 찬탈이라는 역사의 한 단면을 무대화시키는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다.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조에 의해서 진정한 군주란 무엇인지,
왜 역사는 젊은이들의 피를 끊임없이 요구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힘은
얼마나 강인한지, 자궁은 생명을 방출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단종에 의해 죽어간 수백 명의 충신들과, 그들과 운명적으로 같이할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죽음, 순천 박씨 가문을 잇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대신 죽을 수밖에 없었던 종의 아이의 운명적 죽음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드리워지지만, 시할아버지(박중림)를
어전에서 죽여 가면서까지 자식을 낳고자 했던 손부와 미친 듯 “창지야~” 를 외치며 헤매고 다니는 여종의 절망에서 잉태한 자식을 향한 애정과 사랑, 핏줄 계승의 욕구 등 한국적 정서를 강렬하게 발산한다.
죽이고, 죽여야만 했던 비참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핏줄을 이어가야만 하는 한국인의 원형적인 생명의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극단, 국립극단의 야심작
국립극단이 야심차게 준비하는 국가브랜드 연극 <태(胎)>는 완벽한 앙상블로 한국전통의 현대화를 성공시킨 작품이었다. 한국인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 국립극단만이 해 낼 수 있다는 사명 아래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상업극이 만연하면서 연극의 정체성, 순수성이 점점 사라져가는 이때 한국 전통 미학의 현대화, 세계화라는 욕구를 전반에 두고 국립극단이 국가 대표 극단이라는 주체성을 확립하며, 연극이 순수 예술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들 것이다.국립극단이기에 부딪쳤던 한계들을 넘어서 국립극단이기에 할 수 있으며, 국립극단밖에 할 수 없는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계무대에 자랑스럽게 내세울 우리의 연극을 만들어 낼 것이다.
장민호, 백성희 원로배우를 필두로 탁월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앙상블의 중심이 될 중견배우들과 진지하고 열정적인 차세대 배우들까지 총출연하여 국립극단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Staff 스태프
◉ 원 작 : 오 태 석 ◉ 연 출 : 오 태 석
◉ 의상, 장신구 디자인 : 이 승 무 ◉ 조명 디자인 : 아이카와 마사아키
◉ 분장 디자인 : 손 진 숙
■■■ Cast 배 역
◉ 신 숙 주 : 장 민 호
◉ 소현왕후 : 백 성 희
◉ 세 조(수양대군) : 김 재 건
◉ 박 중 림 : 문 영 수
◉ 종 부 : 이 승 옥
◉ 정 인 지 : 오 영 수
◉ 사육신 성삼문 : 최 상 설
◉ 사육신 박팽년, 금성대군 : 이 문 수
◉ 사 관 : 우 상 전
◉ 정인지 사돈 현씨 : 서 희 승
◉ 혜빈 양씨 : 이 혜 경
◉ 현덕왕후 : 권 복 순
◉ 종 : 김 종 구
◉ 사육신 이개 : 이 영 호
◉ 왕 방 연 : 이 상 직
◉ 단 종 : 서 상 원
◉ 의경세자, 사육신 유성원 : 김 진 서
◉ 정인지 둘째 며느리 : 남 유 선
◉ 왕방연 아우, 사육신 하위지 : 노 석 채
◉ 세 자(예종), 사육신 유응부 : 한 윤 춘
◉ 손 부 : 김 마 리 아
◉ 성삼문의 처 : 조 은 경
◉ 박팽년의 처 : 계 미 경
◉ 하위지의 처 : 곽 명 화
◉ 유성원의 처 : 이 은 희
◉ 이 개의 처 : 황 재 랑
◉ 유응부의 처 : 이 지 영
◉ 코 러 스 : 오 륭, 윤 재 웅, 정 두 인
■■■■ 작 가 / 연 출 가 - 오 태 석
현재 국립극단 예술감독. 1940년 충남 서천 아룽구지 출생.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1968년 국립극장·경향신문 장막극 <환절기> 당선 이후, 김수근 문화상, 백상예술상,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 연극평론가협회상, 연극협회상, 호암상 외 다수 수상. 1984년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를 창단했고, 서울예대 극작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은 30여 년 간의 연극 인생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전통성)을 고수해 오며 우리 연극문법과 연극이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탐구해 왔다.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전통의 현대화’를 추구하고 연극을
통한 메시지로 경종을 울리며 우리들이 잃어서는 안 될 부분들에 대해 끊임없이
진언하고 있다. 국립극단과는 <물보라>, <사추기>, <여자가>, <태>, <운상각>,
<기생비생 춘향> 등 여러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부자유친>,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백구야 껑충 나지마라>, <백마강 달밤에>, <태>, <천 년의 수인>,
<분장실>, <용호상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