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에 살면서
수월 권상호
강북에 살면서
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오악의 하나인
삼각산의 품에
이미 안겨 살기 때문이다.
강북에 살면서
강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이름부터 강이고
온갖 새와 물고기들의 놀이터
우이천이 늘 흐르기 때문이다.
강북에 살면서
사람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숲과 바위를 이따금 바라보며
살아온 그들은
자연을 쏙 빼어 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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