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미술]마음으로 쓰는 心書 영혼 울리다 - 세계일보 기사

[미술]마음으로 쓰는 心書 영혼 울리다
서예가 권상호씨 '2004 서화아트페어'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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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gif 조용한 가운데 어떤 움직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 '정중동'.5+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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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이 지나간 자국엔 번짐이 있으니 이름하여 붓꽃이다. 방 안 가득 묵향이요, 가슴엔 먹울림이다.

고등학교 서예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한 권상호(50·수원대 미술대학원 서예 겸임교수)씨의 서화 작품이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2004 서화아트페어’에 출품됐다.

“붓질이 선(線)인 줄 알고 썼더니 알고보니 획(劃)이었고, 단순한 평면 예술이려니 했는데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진 입체 예술이라는 것을 요즘에서야 깨닫는 것 같습니다.”

먹에 뼈와 근육, 피와 살이 있다는 그는 흑백의 격조 높은 앙상블이 붓질이라고 말한다.

“점과 획을 마음먹은 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붓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붓을 이겨내야 합니다.” 작가는 문화가 인간의 영혼을 담는 질그릇이라 한다면, 서예는 문화의 질그릇에 우리의 맑은 영혼을 담는 것이란다. 다양한 서체는 그릇의 모양이요, 작가의 정신은 그릇 속의 내용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관람객들은 ‘평심화기(平心和氣)’ ‘순기자연(順其自然)’ ‘삶의 여유’ ‘붓꽃울림’ ‘정중동(靜中動)’ 등 출품작들을 통해 ‘손으로 쓰는 글씨가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 심서(心書)’의 전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발놀림의 극치가 축구라면 손놀림의 극치는 서예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의 꽃인 축구, 문화의 꽃인 서예, 이 두 가지는 각각 실외와 실내에서 피는 꽃이지요.” (02)988-2775

편완식기자/wansik@segye.com

2004.07.08 (목) 16:04

* 이 작품은 수필가 서경희씨께서 아트페어에 들러 사 가셨다. 작가는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작품을 넘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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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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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글씨!!" 악필시대

자판익숙 컴퓨터세대 '지그재그'
'요즘 젊은이들은 모두 천재?'

한석봉의 어머니가 환생한다면 몇 줄이나 떡을 썰어야 할까. '천재는 악필'이라는 속설이 맞는다면 요즘 웬만한 젊은이들은 모두 '천재'다.

종이 발명 이래 글씨 쓰는 행위는 세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 오래된 인류의 관습이 흔들리고 이른바 '악필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차분히 앉아서 글씨를 쓰는 대신 컴퓨터 앞에서 '님아' '방가' '즐겜' 등의 채팅용어를 사용하며 자판 두드리는 것에 훨씬 익숙한 젊은이들. 쭉 고개를 빼고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손가락만 다닥다닥거리는 모습은 영화 속의 ET를 닮아가는 인간 진화단계의 한 과정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최근 손수 쓴 카드를 보냈다는 게임리그사 PKO의 갈민경씨(29)는 "글씨가 너무 밉게 나와 카드를 많이 버렸다"며 "컴퓨터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자신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대학생 윤지훈군(26ㆍ서울대)은 "이력서나 연애 편지처럼 또박또박 정성껏 써야 할 내용들도 워드프로세서로 써서 인터넷으로 후딱 보내는 세상이고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용불용설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네티즌들에겐 펜보다 컴퓨터 자판이 더 친숙하고 웬만한 10대 여학생들이라면 글씨 쓰는 것보다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 보내는 편이 더 빠르다.

얼마 전 대학교 과 동기모임에 갔다는 직장인 K씨(29)는 "대부분 개인휴대단말기(PDA)나 노트북을 가지고 와 다이어리를 가지고 간 저는 거의 '원시인' 취급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나마 글씨 못 쓰는 게 콤플렉스여서 펜글씨 학원에 다녔다는 K씨 사촌언니나 글씨를 정성껏 썼던 경험이 있는 20대들은 나은 편. 걸음마를 뗄 정도면 바로 컴퓨터 앞에 앉게 되는 다음 세대들에게 더 이상 단정한 글씨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질 게 확실하다.

서울 신일서예원의 권상호 원장은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는 물론 섬세한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연습이다"며 "자판만 두드리는 기계적인 감각만 가진 세대들에게 자연스러움이나 순수함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상훈 기자 <a href=mailto:sanghoon@dailysports.co.kr>sanghoon@dailysports.co.kr</a>
도정
“죽는 순간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무한한 우주 속의 좁은 육신, 영원한 시간 속의 짧은 인생.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영원한 정신문화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물질을 찾는 게 현실이다.

“붓을 잡을 때만은 마음을 비우고 아름다운 영혼과 함께 시작한다.”며 권상호 작가는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말했다.
작가는 개인전을 열면서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릴 수 있지만, 경제적 여건과 판매의 문제 앞에서는 어느 작가도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97년부터 인터넷상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서예닷컴(<a href=http://seoyea.com)을 target=_blank>http://seoyea.com)을</a> 통하여 서예 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예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서예는 우리들의 영혼을 담는 질그릇입니다. 다양한 서체는 질그릇의 모양이요, 내용물은 작가의 정신이다”고 답했다. 권작가의 최근 작품은 ‘동아시아 필묵 정신전’, ‘2002 월드컵 서예 한마당 퍼포먼스’, ‘2002전통과 현대의 만남전’에서 만날 수 있다.
권작가는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사범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에서 만학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서예교과서를 편찬했고, 현재 신일고 교사이자 경희대 강사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서예가 주는 정서와 삶의 깨닮음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권작가는 한시를 쓰면서 세속의 생활을 잊으며, 성인들의 뜻을 이해하려고 하고”나무는 큰나무 밑에서 못 자라지만, 사람은 큰 사람 밑에서 자라야 한다”는 말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그는 자신이 본받을 수 있는 대상은 무제한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을 낮추며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 말했다.

약 력
·2000 뉴밀레니엄전
·중국 서화예술절 심양전 특별초대
·현대 한국 문인화 협회전
·2001 대한민국 미술 대전 서예 초대 작가전
·문인화 정신회 새로운 방향전
·2002 세계 서복 문화 예술대전
·인터넷 서예 문인화 대전 초대
·중국 예술 해외 작가 초대
·동아시아 필묵 정신전
·법화 경전
·한국 판소리 학회 회원
·한국 민속학회 회원
·한시 모임 ‘삼청음사’회원
·진사고시서화대전 고문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초대작가
&lt;성민승 기자 <a href=mailto:yiru@daenews.co.kr>yiru@daenews.co.kr</a>&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