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나의 조그만 통일 이야기 - 문화교류는 통일의 씨앗

 

문화교류는 통일의 씨앗


  백범 김구 선생이 민족의 완전한 자주 독립을 주창한지도 5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 민족은 우리의 남북통일 문제를 이웃 강대국의 힘을 빌려, 이른바 6자회담을 통한 돌파구를 찾고자 하고 있다. 수십 개의 다민족이 모여 강대국을 이루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소련 등 한두 나라가 아닌데 우리는 불행히도 한 민족 두 국가의 형태로 분단된 상태로 평행선을 걸어온 지 반백년이 넘는다.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을 계기로 북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2005년 3월 20일 서울에서 북한을 '주권국가'라 호칭하고,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그 틀 안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열고 북한과 모든 관심사항을 논의할 수 있고, 6자회담의 다른 참여국과 함께 북한에 다국 간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의 방한 발언을 두고 미국의 대북 정책이 압박보다는 대화에 강조점을 두려는 미묘한 변화의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통일문제는 남북만의 소원이지 주변 강대국 간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핵만이 문제가 되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주변국의 도움이 없이는 통일이 요원하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지나친 과장일지 모르지만 앞뒷집의 주인이 자신은 다칠세라 나서지 못하고 서로 자기 집 개를 앞세우고서 ‘물어라 쉿!’ 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 분명히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을 개방개혁으로 끌어내려고 한다. 중국도 비슷한 태도인데, 미국은 말로는 대화를 하자면서 회담장 밖에서 하는 이야기는 조심스럽지만 정권 교체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효율적인 남북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북 양자가 주체적 입장에서 21세기 국내외 환경변화에 맞게 통일을 위한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이 위업을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가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과제 아래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한민족의 역사성과 남북분단의 비극을 살펴보고 남북한 정부가 서로의 통일정책을 제시해 왔다. 그러던 중, 북한의 핵 문제가 밖으로 불거져 남북관계는 새로운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그 와중에도 우리 정부는 인내로 남북 정상회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남북경협, 개성공단 건설, 비료와 쌀 등의 물자 원조 등 호혜를 통한 긴장 완화와 협력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신뢰를 쌓기 위한 좋은 방안으로 사료된다.


  그런데 통일에 접근하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문화 교류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념적인 차이가 너무나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 민족으로서 전통 문화의 공통분모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전통 문화 교류를 통한 동질성 회복이 가장 빠르고 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문화 교류를 통한 남북통일 에너지의 극대화로 21세기 초문화강국이 될 통일한국의 미래를 예측해 본다. 

  예컨대 남북 서예교류, 문학교류, 음악교류, 미술교류, 무용교류, 종교교류 등 서로 간에 정치적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지 않고서도 쉽게 동화시킬 수 있는 장르가 많이 있다. 이러한 문화적 교류는 정신적 남북 동질성회복에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도 부분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정치적인 협상을 빛내기 위한 배경으로 주로 활용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문화 교류를 전 방위에 내세워 추진해 나간다면 뜻밖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북한이 사상적 결속에 염려한 나머지 성사에 난관이 예상되지만 남북 상호간에 공유할 수 있는 테마를 심도 있게 선정하여 추진해 나가면 될 것이다.

  탈북 예술인 단체로 ‘백두한라통일예술단(단장 김옥인)’이 남한 여러 곳에서 통일문화 특별 공연을 여러 곳에서 펼친 바 있다. 백두한라통일예술단은 북한의 각종 예술단체에서 활동하다 탈북한 예술인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용, 독창, 부채춤, 아리랑 등의 민요, 인형무, 장구춤 등의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남과 북의 이질감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어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세계적 강대국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이 통일이다. 앞으로 통일 문제는 진일보하여 우리 국민 모두에게 더 가깝게 인식될 것이다. 이러한 통일의 염원이 남북의 문화예술의 지속적인 연계 속에서 희망의 씨앗으로 싹을 틔울 날을 기대해 본다.


                                   200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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