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생, 73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 지하 전관을
빼곡이 메우신
구당 여원구 선생님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
모든 서예인의 귀감이시다.
여쭈어 보니 전각은 작년부터이고
서예는 지난 4월부터 넉달 준비했다고 하니.....
진지 드시고, 화장실 가시는 일 외에는
오직 붓만 잡고 사신 듯.
그래도 믿기지를 않아 제자에게 살짝 물어보았다.
"글자체를 찾아드리고, 종이 접어드리고 등등...."
밀물 선생왈, "그래서 제자를 잘 둬야 한다니까."
선생님의 전각 앞에서는 고개가 숙여진다.
국새를 새겼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인의 바위같은 무게에 오창석의 단아한 근육의 장점만을 살린
장중하면서도 아름다운 전각 작품이었다.
글씨는 고예가 단연 돋보이고,
죽간, 목간의 육질을 가미한 새로운 조형 어법과
칼라지를 통한 다소 자극적 장법은
노익장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만난 사람들 : 평택의 성화백님, 그리고 박선생님, 초당 이무호님, 국당 조성주님, 범여 죽암 여성구님, 라석 손병철님,
이어서 세종문화회관 신관에서는 심은 전정우 선생님의 전시.
구당 선생님과는 전혀 새로운 판이다.
20년 가까운 연령 간극 때문일까?
백색 표구가 그렇고,
計白當黑의 문제에 있어서 흑이 우세한 점.
그럼에도 서예 재료학적인 연구가 가미되어
자신의 작품 속에서도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한다.
크게 보면 3중주이다.
갑골문에 근간을 둔 클레식 연주.
화선지를 탈피한 릴리프식 소재,
그리고 철물을 이용한 전서의 조각화.
서예의 새로운 변주곡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전시회이다.
만난 사람들 : 청운 김영배님,
이어서 달려간 곳은 백악미술관의 심석 김병기 교수전.
<서예는 웰빙이다>는 주제 아래
출판기념회도 겸하고 있었다.
중문과 교수답게 한문 고전에서 주로 테마를 가져왔다.
전아한 행초서의 풀밭 위에
여기 저기 심어놓은
추사풍의 조형미 넘치는 예서가 돋보였다.
만난 사람들 : 하석 박원규 선생
권상호
- 경희의료원
이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