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이긴 자의 겸허와 진 자의 거듭나기(시)

* 차대영 교수님께 띄우는 노래

   - 강남 모 레스토랑에서 즉흥적으로 지어 읊은 시(2004. 1. 4. 밤)

 

하늘이 빛을 잃었습니다.

땅이 자리를 놓쳤습니다.

 

무슨 말로써 가당하겠습니까.

무슨 표정으로 마주하겠습니까.

 

잔 기울이며 밤에 낮을 이어도 부족한 마당에

부둥켜 안고 흥겹게 춤을 추어도 부족한 이 판에

이게 뭡니까!

 

남은 건 아쉬움, 애틋함, 그리움, 연민,

군중 속의 고독, 그리고 눈물.

살아있는 보석은 눈물이라 했던가요.

 

그 동안의 땀

그 동안의 기대

그 동안의 소망이

야속한 보람으로 남아

서로 손잡고

서로 고개 숙이고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를 위로하며

할 말을 잊었습니다.

 

야속한 189표 차.

우리는

깡통 찰 용기가 없었던 상인이었습니다.

배수진 칠 용기가 없었던 군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

슬픔의 강물 위에 희망의 배를

다시 띄워 보냅니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어금니를 깨물어 봅니다.

 

벼랑끝에 한번 서 본 우리.

숨겨둔 눈물로 모래알 같은 빵을 씹어본 우리.

 

어느 자린들 담대히 서지 못할까.

어느 땐들 웃음꽃 피우지 못할까.

 

다시 찾을 광명의 빛이여.

다시 들을 희망의 노래여.

 

차대영 교수님,

힘내십시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