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독서와 메모

<하루의 꿈>(이현우)
부부간에 필요한 다섯 가지: 사랑, 믿음, 대화, 섹스, 돈
로버트 안소니 박사 ‘완전한 나’ -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LSE의 악순환으로부터 탈출하는 데 중요한 것: 영양, 운동, 수면
큰 목표 세우기 - 그에 따른 작은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를 원망하지 말고 그들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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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좋은 교수, 나쁜 교수, 이상한 교수

정책사회 데스크 “좋은 시절 다 갔네. 참 안됐어. 고생들 해.” 요즘 정년을 앞둔 대학 교수와 교직원들은 후배들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한다고 한다. 후배들이 떠나는 선배들을 아쉬워해야 할 터인데 거꾸로 된 것이다. 정년까지 무탈하게 살아온 자신들과는 달리 팍팍해진 대학의 세태를 담은 얘기인 듯하다. 특히 중앙일보가 ‘등록금 내릴 수 있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대학사회의 문제를 비판하자 교수와 교직원들이 불만이다. 교수들은 “안식년(sabbatical year) 골프는 소수의 일탈일 뿐이고 연봉도 높지 않다. 선정적인 보도다”라며 항변했다. 교직원들은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심하다. 신이 내린 직장은 옛말”이라며 억울해했다. 그 심정 이해한다.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 송구하다.

하지만 솔직해져 보자. 과연 교수들은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가. 물론 훌륭한 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몰아치기 강의로 일주일에 두세 번만 학교에 나오는 분, 틈만 나면 외국의 가족에게 날아가는 분, 테뉴어(Tenure, 대학에서 교수의 직장을 평생 동안 보장해 주는 제도. 영년 교수직 제도) 받고 논문 손 놓은 분….” 남의 자식을 가르쳐 먹고사는 이들이 본분을 잊은 듯하다. 교직원들은 일이 고돼졌다고는 하나 민간기업을 보면 어불성설이다. 학생을 위해 직원이 필요한 것인데 마치 직원 먹여살리려고 학생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본지는 연간 1000만원으로까지 치솟은 등록금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대학사회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관료들의 어설픈 정책이 그 근인(根因)이지만 우선 대학의 자구노력을 유도해 스스로 등록금을 내리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반값’을 내세우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경종을 울리자는 뜻도 있다. 비효율적인 적립금 운영과 안식년제, 교직원 급여, 부실대학 실태 등 대학의 속살을 보게 된 독자들은 분노하며 본지를 열렬히 성원했다.

기자는 최근 미국 하와이대에서 연수하며 현지 교수를 많이 만났다. 그리고 테뉴어·연봉·안식년 시스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한국 교수들이 낙원에 사는 것 같다”는 농(弄)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하와이대 정치학부 교수이자 미래학연구소장인 제임스 데이터(James A. Dator) 교수의 말은 특히 가슴을 후볐다. 1933년생인 그는 종신교수다. 학교에 오전 7시30분에 나오며 세 과목을 가르친다.

 -안식년을 몇 번 갔나.
“평생 간 적이 없다. 그건 사치다. 방학이 있는데 무슨 휴식.”
 -한국 교수들은 안식년과 방학에도 월급을 받는다.
 “놀랍네!(Amazing!) 대학이 그리 부자인가. 우린 상상도 할 수 없다.”
 -연구하려면 안식년이 필요하다는 게 교수들 주장이다.
“물론 연구하지 않으면 사라진다(Publish or perish). 하지만 평소엔 뭘 하지?”
 세계 미래학계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그는 공짜는 없다고 했다. 지금도 1년에 논문 두세 편을 쓰는데 그래야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대도 교수 간 경쟁이 치열했다. 대부분의 학부 게시판에는 개인별 연구실적(Published Research)이 게시돼 있었다. 실적이 없는 일부는 1학기에 짐을 쌌다. 데이터 교수는 “당연하다. 더 중요한 것은 강의를 사랑하는 일”이라고 했다. 아둔해서인지 노욕(老慾)을 느낄 수 없었다.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내 직업은 강의와 연구다. 평가가 나쁘면 떠나겠다.”
 -자신이 어떤 교수라고 생각하나. 
"글쎄, 별나면서(weird) 좋은(good) 교수…아하, 나쁜(bad) 사람인가.”
 그의 말을 우리 교수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괴팍한 노인의 궤변으로 생각할까. 교수들은 곧 방학에 들어간다. 그사이 제자들은 등록금 인하 시위를 하고, 또 아르바이트에 매달릴 것이다. 여러분은 좋은 교수, 나쁜 교수, 이상한 교수 중 어느 쪽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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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호 칼럼] 대학 등록금보다 더 미칠 지경인 것 ▲ 홍준호 논설위원
대졸 인력은 차고 넘쳐 변변한 직업도 갖기 힘든데 실업高와 전문대는 외면당해… 정부가 돈 집어넣어야 할 곳은 부실 대학이 아니라 이런 직업교육 현장 아닌가.
반값 대학 등록금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켜보면서 두 전직 대통령이 떠올랐다. 김대중 정부 때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목포상고는 전남제일고로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 땐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가 개성고로 바뀌었다. 역대 대통령과 교육 당국자들은 빠짐없이 실업계 고교를 살리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리는 동안,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수직 낙하하는 실업계 고교의 위상을 상고 출신 두 대통령도 떠받칠 수 없었다. 실업계고 동문들은 앞다투어 모교를 인문계로 바꿔달라고 아우성쳤고, 결국 두 전 대통령의 모교는 두 전 대통령이 가장 힘이 있을 때 실업계고의 세계로부터 벗어(?)났다.
리 사회는 그동안 전 국민이 대학 졸업장을 향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을 나와야 이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설움받지 않으면서 살 수 있다고 여겼다. 역대 정부는 국민들의 그런 욕구를 채워주겠다는 명분으로 사학을 마구 허용하고, 사학은 미친 듯이 등록금을 올리다가 이번 시위 사태를 맞았다.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더라도 졸업 이후가 보장되면 참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이 워낙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4년 내내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해도 변변한 직장을 잡을 수 없는 대학들이 수두룩해졌다.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 대학을 갔는데 대학을 나와도 낙오의 불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미친 등록금보다 더 미칠 지경인 게 바로 이 졸업 후의 불안이다.
'나는 이 세상에 없는 청춘이다'란 책을 읽었다. 이름없는 대학을 나와 박봉의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20대들의 절망적인 삶을 그린 책이다. 지방대를 나온 저자는 "희한하게도 내 주변 20대 친구들 중 안정적으로 월 200만원 넘는 '괜찮은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한 달 120만원이 채 안 되는 차상위계층도 꽤나 많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중학교 때 컴퓨터 오락에 빠져 성적이 떨어졌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내가 대학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상고를 나와 빨리 돈 벌고 싶다는 내 생각은 발설도 하지 못했다. 나는 처음 들어본 지방대학에 원서를 제출하고 하루 중 6분의 1 정도를 등하교 시간에 바치게 되었다. 이렇게 내 20대가 결정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엔 20대에 이미 자신을 낙오자로 여기고 패자 부활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며 사회에 대한 원망을 쌓아가는 대학 졸업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대학을 나오고도 절망하는 20대를 양산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이들은 왜 직업과 연결되지 못하는 대학교육에 그토록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가. 이 저자가 실업계고를 가겠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이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치인들은 지금 국민 세금을 대학 등록금을 절반 줄이는 데 쓰자고 한다. 학생들과 부모들이 겪고 있는 당장의 고통을 완화해주는 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변변한 직업과 연결되지 못하는 과잉 대학교육의 문제가 사라지는가. 아니다. 오히려 부실 대학의 수명만 연장시켜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좌파들은 이참에 아예 대학 무상교육으로 가자고 한다. 등록금이 비싸다고 아우성치면서도 대학으로 몰려드는 판인데 무상으로 해놓으면 그나마 산업 현장으로 가려던 학생들까지 발길을 돌리게 되고, 실업계고나 전문직업교육을 시키는 2년제 대학들은 줄줄이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그러면서도 실업계고에 가서는 실업계고를 육성하겠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든다.
정치인들은 이런 위선을 걷어내고 정직해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대졸 인력이 부족하면 대학생을 늘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 반값 등록금이든 무상교육이든 재정을 집어넣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대졸자가 부족한가. 거꾸로 차고 넘쳐서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마이스터고가 생겨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업계 학교는 여전히 우수한 학생들이 외면한다. 2년제 직업교육대학들도 그렇다. 직업교육 학교를 나오면 안정된 직장에서 엉터리 대학 졸업자들보다 더 많은 봉급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좋은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한 산학(産學) 연계 프로그램을 촘촘히 짜야 한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돈을 집어넣어야 할 곳은 부실 대학이 아니라 바로 이런 직업교육의 현장이다. 실업계고를 인문계로 전환해달라는 아우성 대신, 인문계 중에서도 직업학교로 바꿔달라는 호소가 나올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
출산율 저하로 6년 뒤엔 대학 정원이 고졸자보다 많아진다. 전(全)국민 대졸시대는 국가에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한다는 통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을 나와도 옛날 상고·공고 나온 것보다 못한 현실을 겪고 또 겪다 보면 그 통념이란 것도 결국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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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상 1848년부터 1914년까지의 작품을 전시하도록 되어있고, 1848년 이전의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 1914년 이후의 작품은 퐁피두 센터가 담당하도록 분할되어 있다. 오르세 미술관의 전시품 중에서도 인상주의나 후기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 등이 유명하지만, 같은 시대의 주류파였던 아카데미즘 회화도 다수 수장하고 있다.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사진, 그래픽 아트, 가구, 공예품 등 19세기의 시각적 예술을 폭넓게 포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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