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해미읍성 축제 깃발전 및 라이브 서예 퍼포먼스 참가 - 몽유도원도 찬시(讚詩)

서산 해미읍성축제
1. 무계정사(5월 22일, 일요일 오후 2시) - 안평대군 추모제 / 종로구 부암동 무계정사
   <꿈, 도원을 걷다>
2. 해미읍성 축제(6월 12일) - 기네스북 도전, 라이브 서예 최대 참가자
3. 깃발전 작품 제출 - 해미읍성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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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해당(匪懈堂) 안평대군, 玄洞子(현동자) 安堅(안견)畵仙(화선)

 地位淸高道自腴(지위청고도자유)

지위 맑고 높으며 도심 절로 깊으신데

超然物外夢仙區(초연물외몽선구)

속세 훌쩍 뛰어 넘으시어 신선 세계 꿈꾸셨구료.

烟霞洞密花開落(연하동밀화개락)

골짜기엔 안개 자욱 꽃은 피고 지는데

竹樹林深路有無(죽수림심로유무)

대나무 숲 우거진 길, 있는 듯 없는 듯

漫說丹砂能換骨(만설단사능환골)

단사로 환골탈태 헛일인 줄 알면서도

何須白日强懸(하수백일강현곤)

대낮에 어찌하여 허튼 수작 기하셨수.

披圖爲想神遊適(피도위상신유적)

그림 펼쳐놓고 신선놀음 상상함에

愧我心塵跡更蕪(괴아심진적경무)

마음의 때 지난 발자취 부끄러울 뿐인 걸.

韓山 李塏(한산 이개)

 

글의 첫머리는 역시 안평대군에 대한 칭송을 하고 있다. 도저히 안평대군의 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내용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은근히 풍자하는 내용을 해석할 수도 있다.

 

1. 안평대군 서시 (安平大君 序詩)

 

世間何處 夢桃源(세간하처 몽도원)

이 세상 어느 곳이 꿈속 도원이었던가?

山冠野服 尙宛然(산관야복 상완연)

산관에 야복차림 오히려 완연하네.

 

著畫看來 定好事(착화간래 정호사)

그림으로 그려 보게 되었으니 진정 호사인데,

自多千載 擬相傳(자다천재 의상전)

이로부터 천 년토록 어루만지며 서로 전해 졌으면.

 

後三年 正月一夜(후삼년 정월일야)

在致知亭 因披閱有作(재치지정 인피열유작). 淸之(청지).

삼년 뒤 정월 어느 날 밤 치지정에서 ‘몽유도원도’를 펴 보고 서시를 짓다.

청지(淸之)

 

■ 이번에 발견된 글씨 2점 가운데 ‘칠언절구(24.8×18.9㎝)’는 곱고 아리따운 송설체에다 가을의 고독을 담아 500년전의 숨결을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萬里關山桂影秋(만리관산계영추)

멀리 관산땅에 계수나무 그림자 드리운 가을

何人橫玉倚高樓(하인횡옥의고루)

누가 높은 누각에 앉아 옥피리를 부는가.

一聲吹入廣寒殿(일성취입광한전)

그 소리 은하수 하늘 끝까지 퍼져가니.

自有知音在上頭(자유지음재상두)

아, 나는 알겠네. 저기 내 친구가 있다는 것을.

 

■ 안평대군은 누구인가?

 

安平大君(안평대군, 1418∼53)은 조선조 전기의 왕족이자 서예가.세종과 소헌왕후 사이에서 태어나 큰형 문종과 둘째형 세조,조카 단종 사이에서 긴장과 갈등의 삶을 살았다.나중에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과 힘을 겨루다 이른바 ‘계유정난’으로 사약을 받았다.자는 청지(淸之) 매죽헌(梅竹軒) 비해당(匪懈堂).

 

그러나 안평대군의 진면목은 세도가보다 예술가의 삶에서 더욱 빛난다.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시 글씨 그림에 모두 뛰어나 ‘삼절(三絶)’로 불린데다 거문고에도 능해 세종 당시 예원(藝園)의 총수로 군림했다.지금의 서울 누상동쯤 되는 인왕산 산록에 무이정사(武夷精舍)와 담담정(淡淡亭)을 짓고 문사와 교유하고 중국 서화를 연구하는 등 당시 문화계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다.그의 주문에 따라 그려진 ‘몽유도원도’가 그것을 확인해준다.안평대군은 스스로 발문을 통해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적은 다음 성삼문 등 집현전 학사와 김종서 등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시를 짓게 해 대형시화집까지 만든 것이다.그림 속의 ‘도원’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나타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정치성을 넘어 그의 글씨는 송설체를 따르면서도 스스로 한국적인 필법으로 발전시킨 업적으로 추사를 앞서는 조선조 최고의 명필로 기록되며 김생 탄연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명필’의 반열에 올라 있다.

 

2. 정인지시 (鄭麟趾詩)

 

曾聞海中有蓬瀛(증문해중유봉영)

일찍이 바다 가운데 봉래산 영주가 있다 들었는데,

洪濤縹渺空嬰情(홍도표묘공영정)

거친 파도가 아득하여 부질없이 그리워하였다네.

又聞上界有眞仙(우문상계유진선)

또한 하늘에도 신선이 있다 들었는데,

飛昇無術難攀緣(비승무술난반연)

날아오를 재주가 없어 인연을 잡기 어렵다네.

 

嵯哉鬱鬱 在塵囂(차재울울 재진효)

아! 답답하고 시끄러운 티끌 속에 있는데,

種種兩鬢 今蕭蕭(종종양빈 금소소)

짧은 귀밑머리 어느새 초라해져 있다네.

 

緬憶桃源路更深(면억도원로갱심)

깊이 생각해 보아도 도원으로 가는 길, 다시 깊어 졌다는데,

漁郞一辭寧復尋(어랑일사영부심)

어부가 한번 다녀온 뒤로 어찌 다시 찾았다던가?

 

昌藜達者不釋疑(창려달자불석의)

擾擾俗士誰能知(요요속사수능지)

창려와 같은 달인도 의혹을 풀지 못했다는데,

어리숙한 속인들이 뉘라서 능히 알겠는가?

 

高軒妙得存壹氣(고헌묘득존일기)

고매한 분 묘하게 얻은 하나의 기가 있었는데,

爲無滑保良貴(무위무활보양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귀한 기회를 보전하였네.

不待飡霞飮沆瀣(부대손하음항해)

노을을 씹거나 이슬을 마시지도 않았다는데,

遠超氛埃陋迫隘(원초분애루박애)

때 묻고 누추한 세상 멀리 초월하였다네.

 

魂飛栩栩入洞門(혼비허허입동문)

혼이 기쁘게 날아 동굴 문으로 들어갔는데,

遊歷萬樹桃花村(유력만수도화촌)

만 그루 복사꽃 마을을 두루 노닐었다네.

 

山冠亦識 王子晉(산관역식 왕자진)

은자들도 또한 왕자 진을 알아보았던지?

勤爲致 由中信(은근위치 유중신)

은근하게 저간의 연유를 믿기에 이르렀다네.

 

雲歸日舒 意自閑(운귀일서 의자한)

구름 걷히고 햇살 퍼지니 마음도 절로 한가한데,

流水碧山 非人間(유수벽산 비인간)

흐르는 물, 푸른 산이 인간세상 같지 않았다네.

 

歸來一一 如掌指(귀래일일 여장지)

돌아와 하나 하나 손으로 가리켰다는데,

風景盡入 生綃裏(풍경진입 생초리)

풍경을 모두 비단 폭에 생생히 들게 하였다네.

 

披圖讀記 神已通(피도독기 신이통)

그림을 펴고 기를 읽으니 정신도 이미 통해졌던지,

宛然身在 桃林中(완연신재 도림중)

완연하게 몸이 도원 속에 있는 듯.

 

何方可得 脫樊籠(하방가득 탈번롱)

어찌해야 속세의 새장 속을 벗어나,

終陪杖屨 遊鴻濛(종배장구 유홍몽)

마침내 짚신에 지팡이 끌며 신선세상 노닐 수 있다던가?

하동 정인지(河東 鄭麟趾)

 

蓬瀛(봉영) : 신선이 산다는 봉래산 영주.

漁郞(어랑) : 도연명의 도화 원기에 나오는 인물.

昌黎(창려) : 당송 팔대가의 가장 대표 적인 사람.

韓愈의 號, 字는 退之.

山冠(산관) : 隱者나 仙人을 뜻함.

王子晋(왕자진) : 주영왕의 太子 晋으로 仙人이 되었다 함. 여기서는 안평대군을 가리킴.

鄭麟趾(정인지) : (1396~1478) 字(자)는 伯睢, 號는 學易 齋, 諡號(시호)는 文成. 當年 52歲.

 

 

3. 박팽년 몽도원서(朴彭年 夢桃源序)

 

事有垂百代 而不朽者(사유수백대 이불후자)

백대가 지나도록 스러지지 않는 일이 있으니,

 

苟非 奇怪之迹 足以動人耳目(구비 기괴지적 족이동인이목)

진실로 기이한 자취가 이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족히 움직이게 하지 못 하였다면

安能 及遠傳後 如是耶(안능 급원전후 여시야)

어찌 먼 후세에까지 전하여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世傳 桃源故事(세전 도원고사)

세상에 전해오는 고사가 된 도원은,

著諸詩文者 甚多(저제시문자 심다)

시문으로 지은 것들이 매우 많다.

 

僕生也晩, 未得 親接見聞(복생야만, 미득 친접견문)

나는 늦게 태어나서 직접 보거나 듣지 못하고,

惟以此導, 其湮鬱久矣(유이차도, 기인울구의)

오직 도원을 시문으로나 이렇게 인도되었을 뿐인데,

그것도 숲으로 묻힌 지 오래되었다.

 

一日 匪懈堂 以所作(일일 비해당 이소작)

어느 날 비해당이 손수 지은

‘夢遊桃源記’ 示僕(‘몽유도원기’ 시복)

‘몽유도원기’를 나에게 보여주었는데,

 

事迹瓌偉, 文章幼眇(사적괴위, 문장유묘)

행적이 기이 하고, 문장이 정밀하며,

其川原 窈窕之狀(기천원 요조지상).

거기에 나오는 시내의 근원이나 고요한 상황이나,

 

桃花 遠近之態(도화 원근지태)

멀고 가까이에 있는 복사꽃의 자태가,

與古之詩文 無異(여고지시문 무이)

옛 시문과 더불어서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而僕 亦在 從遊之列(이복 역재 종유지열)

나 또한 유람의 행렬 속에 끼어 있었다는데,

僕讀 其記, 不覺 失聲(복독 기기, 불각 실성),

나는 그 글을 읽고, 나도 모르게 중얼 거렸으니,

 

거감임이탄지 왈 : “유시재 ! 사지기야”

遽歛袵而歎之 曰 : “有是哉 ! 事之奇也”

창졸간에 옷깃을 여미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이럴 수가 ! 기이한 일이로다” 라고 하였다.

 

동진 거금일 수천재의, 아국 거무릉 만여리의,

東晉 去今日 數千載矣, 我國 距武陵 萬餘里矣,

동진 시대는 흘러 간지가 지금으로부터 수 천년 이요, 우 리 나라와 무릉도원과의 거리는 만 여리 인데,

 

재 만여리 해외지국, 득견 수 천재지상.

在 萬餘里 海外之國, 得見 數 千載之上.

만 여리 바다 건너에 있는 나라에서, 수 천년 전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미로지지, 내여 부당시 물색상접, 불 내위 기괴지우자호 ?

迷路之地, 乃與 夫當時 物色相接, 不 乃爲 奇怪之尤者乎 ?

길을 잃었다는 곳도, 이내 당시의 정황과 더불어서 서로 비 슷하다 보니, 이것을 어찌 더욱 괴이하지 않다고 하겠는가?

고인 유언왈 : “신우 위몽, 형접 위사, 주상 야몽, 신형소우.”

古人 有言曰 : “神遇 爲夢, 形接 爲事, 晝想 夜夢, 神形所遇.”

옛 사람이 말하기를 “정신으로 만나면 꿈 이 되고, 형체로 접하면 사건이 된다.” 고 하며 “낮에 한 생각이 밤에 꿈이 된다.” 고 하였는데, “정신과 형체가 만나서 되는바” 라고 하였다.

 

개형 수외 여물우, 이내무 신명이주지, 즉 역하유 형지접야?

蓋形 雖外 與物遇, 而內無 神明以主之, 則 亦何有 形之接也?

무릇 형체가 비록 밖에서 사물과 만날 지라도, 안에서 정신이 밝게 주관해 주는 것이 없다면, 곧 또한 어찌 형체가 접할 수 있겠는가?

 

시지 오신 불의형이립, 부대물이존.

是知 吾神 不倚形而立, 不待物而存.

이것으로 우리의 정신은 형체를 의지 하지 않고 스스로 설수 있는 것이요. 사물을 기대지 않고 존재하며,

 

감이수통, 부질이속, 유비언어 형용지소급야?

感而遂通, 不疾而速, 有非言語 形容之所及也?

감응하여 드디어 통 하고, 빠르지 않은 듯 해도 신속하며, 언어로는 형용하거나 미칠수 있는 바에 있지 않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용거 이각지 소위 위진시, 이몽지소위 위진비야재?

庸詎 以覺之 所爲 爲眞是, 而夢之所爲 爲眞非也哉?

이로써 “깨어서 하는 바는 참으로 옳다 하고, 꿈에서 한 바는 진정 그르다”. 라고 한다면, 어찌 받아 들이겠는가?

 

이황 인지재세, 역 일몽중야.

而況 人之在世, 亦 一夢中也.

하물며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도 또한 한 바탕 꿈속이라 하는데,

 

역하이 고인소우 위각, 이금인소우 위몽?

亦何以 古人所遇 爲覺, 而今人 所遇 爲夢?

또 어찌 이로써 옛 사람이 만난 바는 깨어서 한 것이라 하고, 지금의 사람이 만난 바는 꿈 이라 하는가?

 

고인 하독천 기기괴지적, 이금인 반불급지사야?

古人 何獨擅 其奇怪之迹, 而今人 反不及之邪也?

옛 사람은 어찌 홀로 그 괴이한 자취를 마음대로 하였는데, 지금의 사람은 도리어 미치지 못하고 삿되다고 히는가?

 

각몽지론, 고인소난, 복 안감치 변어 기간재?

覺夢之論, 古人所難, 僕 安敢致 辨於 其間哉?

깸과 꿈을 논하는 것은, 옛 사람 들도 어려워한 바 이거늘, 내가 어찌 감히 그 사이를 분별 할 수 있겠는가?

 

금독 기기, 상 기사, 이위복 평석지회, 시위 행이.

今讀 其記, 想 其事, 以慰僕 平昔之懷, 是爲 幸耳.

지금 ‘몽유도원기’를 읽고, 그 행적을 생각 하며, 내가 평소 품어온 뜻을 달랠 수 있으니, 이것이 다행할 뿐이다.

 

비해당 도형제기, 장구영어사림간, 이복재종유지말, 명서지.

匪懈堂 圖形題記, 將求咏於詞林間, 以僕在從遊之末, 命敍之.

 

비해당께서 그림을 그리게 하여, 손수 몽유 도원 기를 써 놓고, 장차 여기에 몽유도원에 대한 사연을, 시 문으로 읊게 하였다. 이로써 나도 유람의 행렬에 끼어 있었다 하여, 글을 지으라고 명하였다.

 

복 불감 이문졸사, 고서 차운.

僕 不敢 以文拙辭, 姑書 此云.

나는 감히 이로써 서툰 글 솜씨를 사양 하지 못하고, 우선 이와 같이 지어 이르게 되었다.

 

정통십유이년후사월일,봉직랑,수집현전교리,지제교경연부검토관.

正統十有二年後四月日,奉直郞,守集賢殿校理,知製敎經筵副檢討官.

정통 12년(世宗 29年 )4월 일. 봉직랑 수 집현전 교리 지제교 경연 부검토관,

 

평양 박팽년 인수 돈수 근서.

平陽 朴彭年 仁叟 頓首 謹序.

평양 박 팽 년 인수는 머리를 조아리고 삼가 서문을 쓰다.

東晋(동진) : 西晋 이 멸망 한 후 그 일족인 司馬睿가 세운 나라 (317~419).

武陵(무능) : 陶潛(도잠)이 지은 桃花源記의 배경이 된 江 南의 한 지역, 淵明은 그의 字임.

朴彭年(박팽년)(1417~1456) : 死六臣의 한 사람, 字는 仁叟, 號는醉琴軒, 諡號는 忠正. 當年 31歲.

 

 

 

 

 

 

 

 

 

 

 

 

4. 성삼문 기 (成 三問 記)

 

조견 도원도, 모독 도원기.

朝見 桃源圖, 暮讀 桃源記.

아침에 도원 도를 보고,

저녁에 도원 기를 읽으니.

 

시신 금고 유도원, 신선 지설 비탄위.

始信 今古 有桃源, 神仙 之說 非誕僞.

비로소 옛 부터 있어온 도원과,

신선의 설화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믿게 되었네.

 

약도 도원 불신선, 세간 기무 일편도원지.

若道 桃源 不神仙, 世間 豈無 一片桃源地.

만약 도원을 신선 세상이 아니라고 이른다면,

세상에 어찌 한 조각의 도원이 없겠는가?

 

고지 진인 적미도, 상역 몽지이이의.

固知 晉 人迹未到, 想亦 夢之而已矣.

알고 있듯이 진나라 사람도 자취는 이르지 못 하고,

상상 하며 또한 꿈꾸었을 따름이었네.

 

불연 천수 여만색, 미필 미로 불부지.

不然 千搜 與萬索, 未必 迷路 不復至.

그렇지 않다면 천 번을 찾고 만 번도 더 더듬었을 터인데,

길을 잃고 다시 이르지 못 하지는 않았으리라.

 

가련 천고인! 욕변 유무 시여비, 왕욕 선경 위인세.

可憐 千古人! 欲辨 有無 是與非, 枉辱 仙境 爲人世.

 

가엽도다. 천고의 사람들이여!

도원을 있다 없다 옳으니 그르니 가린다 하여,

선경을 인간 세상에서 그릇되고 욕되게 한다네.

 

어주 일각 후몽, 득도자 무일이.

漁舟 一覺 後夢, 得到者 無一二.

어부가 깨어서 한 번 그 뒤에 꿈으로 꾸고 나서,

도원에 이른 자 아무도 없었다네.

 

응시 상계진인 애청정, 십분 비불설.

應是 上界眞人 愛淸淨, 十分 秘不洩.

아마도 상계의 진인들이 맑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여,

비밀을 모두 누설하지 못하게 하였으리.

 

소이 지금 천백사, 근허 일입 고인수.

所以 至今 千百祀, 僅許 一入 高人睡.

 

이런 까닭으로 지금까지 천 백 년 동안,

안평대군의 잠에 한번 든 것을 겨우 허락 하였다네.

 

자비 신유팔표, 신선지경 종난치.

自非 神遊八表, 神仙之境 終難致.

스스로 정신이 세상 밖으로 노닐지 않고서는,

신선의 경지 끝내 이르기 어렵다네.

 

향지 배종자 수자, 미지 하수이지시.

向之 陪從者 數子, 未知 何脩而至是.

갔을 때 그를 따랐던 몇 사람은,

무엇을 닦고 여기에 이른 것인지 알지 못 한다네.

 

가애 인간 수방농, 감향 홍진 만장추.

可哀 人間 睡方濃, 甘向 紅塵 萬丈墜.

슬프다 사람들은 잠에 곤하게 빠져서,

티끌세상 만길 구렁텅이로 달게 향하네.

 

뇌유 도원도, 영인 성혼취

賴有 桃源圖, 令人 醒昏醉

도원 도에 힘입어,

사람으로 하여금 혼수에서 깨어나게 하고.

 

뇌유 도원기, 영인 생도기.

賴有 桃源記, 令人 生道氣.

도원 기에 힘입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도의 기운을 자라게 한다네.

 

조 견도, 모 독기, 습습청풍 생양시.

朝 見圖, 暮 讀記, 習習淸風 生兩翅.

 

아침에 도원 도를 보고, 저녁에 도원 기를 읽으니,

부드럽고 맑은 바람에 양쪽 날개가 돋는 듯 하였네.

 

청명학배 당재유, 지정반비 역가기.

靑冥鶴背 倘再遊, 舐鼎攀飛 亦可冀.

푸른 하늘에 학을 타고 아마도 다시 노니는 듯 하고,

솥을 핥고 올랐다 듯이 또한 날아오르는 듯하네.

 

창녕 성 삼문. (昌寧 成 三問)

 

八表 (팔표 ) : 八方.

舐鼎攀天 (지정권천) : 淮南王 劉安이 得仙할 때 남아있던 단 약 솥을 개와 닭이 핥아먹고 덩달아 하늘로 올라갔다 故事.

成三問(성삼문, 1418~1456) : 字는 謹甫, 訥翁. 號는 梅竹 軒 諡號는 忠文. 當年 3020. 성삼문기 (成三問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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