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동정

꿈, 몽유도원 - 종로구 부암동 라이브 서예

2010. 4. 17.(토) 음력 삼월 초나흘

2시
회기역 나윤 예식장에서 강동수-한미선의 주례를 마치고
경복궁역에서 내려 자하문을 넘었다.
서울 속의 시골 풍광이 눈앞에 나타나고
저기쯤 풍악 소리가 들려왔다.

너른 마당
2~3백명 정도가 서성이고 있었다.

몽유도원 생거현동(夢遊桃源 生居玄洞)
꿈에 놀던 도원, 현동에 살고지고
꿈꿈꿈, 夢夢夢 - 현동사람들

문화대국을 꿈꾸던
비해당 안평대군은 가시고
무계정사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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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부암동 퍼포먼스 라이브 서예장에서
관중 윤세형 사단법인 동방문화진흥회 학술자문위원/010-6859-3596/ yunsh@hanmail.net
www.dongbang.or.kr
한은희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010-2306-0274

서산 꿈-몽유도원. 도원을 걷다 라이브 서예
신흥식 선생 - 함께 출연, 은평구/010-5039-4569/ csd8727@naver.com
갤러리도올 대표 신동은 011-301-1571/ g-doll@hanmail.net
인천대학교 도서관장 정영희(주수일 교수와 친분) 011-9040-4521/ yhchung@incheon.ac.kr
최진옥 인천시 서구 불로동. 다음카페: 최진옥 한국화
인당 유광자 - 신림동 한국화 indang7@hanmail.net

4.16. 풍덩예술학교 강의에서
강교식 회장 토마토아트기획 /010-8603-3391/ 바레인통. 973-3940-8000
지회장 이종환/ 한국음식업중앙회 강북구 지회/ 수유3동 광덕빌딩 3층/019-357-2861/ 향촌숯불구이 북서울꿈의숲 서문 989-3392
김규철 세계택견본부 사무장 / 016-815-8155/ kkch20000@hanmail.net

노원문화재회의에서
고완기 서울문화유산 평생교육원 원장. 단성사 옆건물 3층/ go5166@hanmail.net

남궁헌 사장님과 오랜만에
장위동 유성집 노원점- 한우참숯구이전문/ 011-479-3755/975-6528
권상호
[한겨레프리즘] 더이상 조롱받지 말라 / 노형석

동서고금의 문화 전성기에는 위대한 예술가와 더불어 사려 깊은 권력이 있었다.
이 땅에서 그 본보기로 흔히 떠올리는 이가 15세기 조선의 안평대군이다. 세종의 치세기 문화 황금기의 주역이었던 그는 수양대군과 권력투쟁을 벌이는 냉혹한 정객이었지만 1만권 넘는 장서와 200점 넘는 고금 중국의 서화들을 모은 수장가였고, 외유내강의 기품이 철철 넘치는 송설체 서예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서울 부암동 계곡에 지은 무계정사에는 신숙주, 박팽년 등 훈민정음을 만든 집현전 학자와 대화가 안견, 음악가 박연 등이 드나들었다. 그들의 재기가 고금 서화에 통달한 안평대군의 안목과 어우러져 숱한 시서화 걸작들을 빚어냈으니,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서 7만 인파를 움직였던 <몽유도원도>도 이렇게 탄생했다. 복숭아꽃 흐드러진 도원경에서 박팽년과 노니는 꿈의 정경을 사흘 만에 안견이 그림으로 완성하고, 안평대군의 발문과 21명 시인 묵객들의 찬시가 붙은 인류 예술사의 걸작을 만들었다. ‘훗날 이 그림 보는 자가 옛 그림 구해 내 꿈과 비교한다면 반드시 가부의 말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뱉은 서문처럼, 현실세계의 자연미와 괴기스런 이상향의 환상세계가 갈마드는 <몽유도원도>의 창작 과정은 앞으로도 싱그러운 불가사의로 남을 것이다. 한나절 꿈이 우리 미술사의 영원한 성취로 영근 데는 권력과 문화의 행복한 만남이 있었다.

우리는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도시국가 피렌체의 메디치가도 기억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를 후원했던 로렌초(1463~1503)를 비롯해 코시모 1세, 프란체스코 등 메디치가 통치자들에게는 작가들을 우대하고 우아한 인연을 맺는 ‘문화력’이 통치를 지탱하는 주된 요건이었다. 가문은 18세기 몰락했지만, 최후의 후계자 안나 마리아는 가문의 예술품 전체를 모두 기증하는 조건으로 절대 피렌체를 벗어나게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 예술과 교양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권력의 결단으로 피렌체 명화들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그들과 달리 지금 우리 문화판의 최고 권력인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은 역대 문화부 어느 시절에도 없던 야멸친 인신조롱을 받고 있다. 산하 기관장 코드 적출 논란에 문화예술위의 한 지붕 두 위원장 사태, 영화진흥위원회의 위탁사업 논란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딴따라 출신’이란 모멸적 언사나 천기를 못 숨긴다는 극단적 비난이 문화판에서 예사말처럼 튀어나온다.

지금 그들에게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없다.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의 무리한 해임에 대한 법원의 취소 판결과 이에 따른 두 위원장 사태에 대해 장관은 유감 표명 대신 ‘재미있겠는데…’라고 했고, 1차관은 “서로 자기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 “크게는 탐욕과 탐욕의 충돌 아니냐”는 선문답을 내놓았다. 장관은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 파문 당시 항의시위하는 학부모 앞에서 ‘세뇌됐다’는 말도 꺼냈었다.

1990년 출범 이래 문화부 관료들은 최소한 문화계 전문가들을 어려워하려는 태도는 지켜왔다. 이 정권에서는 그런 예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 2005년 문화계가 자율로 정책을 입안하라고 만든 문화예술위는 정부 지침을 시달받아 불법시위 불참 확인서를 숙제처럼 내야 예술인들에게 돈을 준다고 최근 ‘통첩’했다. 인문학자 슈바니츠가 명저 <교양>에서 “상호이해를 즐겁게 해주는 의사소통 양식”이라고 했던 교양의 실체를 지금 문화부 수장은 생생한 반면교사로 실연중이다. 조롱을 조롱박처럼 달고 사는 이 정권의 문화부는 가장 교양 없는 권력으로 기억될 것이다.

노형석 대중문화팀장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