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후소라. 그림 그리는 일(繪事)은 흰 바탕(素)이 있은 이후(後)에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회사후소(繪事後素)'는 그림은 먼저 바탕을 손질한 후에 채색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좋은 바탕이 있은 뒤에 문식(文飾)을 더해야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서《논어(論語)》의 〈팔일(八佾)〉에 나옵니다. '동양화에서 하얀 바탕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는 일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박한 마음의 바탕이 없이 눈과 코와 입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에, 이에 자하는 밖으로 드러난 형식적인 예(禮)보다는 그 예의 본질인 인(仁)한 마음이 중요하므로, 형식으로서의 예는 본질이 있은 후에라야 의미가 있는 것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역시 仁, 곧 사랑이 가장 중요하죠.
권상호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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