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悲歌
무봉 김용복
가로등 기우는 포장마차에서 취하도록 마셨다.
바람 한 점 없는 밤, 빗방울에 지는 꽃잎은 낙수에 두들겨 맞는다.
洛花를 바라보는 마음에는 슬픈 추억의 노래가 술잔을 잡게 한다.
포장마차 아줌마도 말 못할 사연을 감추지 못해 등 돌려 담배를 피워 문다.
건전지가 소모되는 희미한 백열등, 기우는 늦은 밤 빗소리마저 슬프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손빗으로 빗어 올리며 말없이 술잔 속의 追憶을 찾는다.
우린 같은 마을에서 자라고 성장해 사춘기 어느 날 첫눈에 사랑을 했다.
소문이 두려워 늦은 밤 인적 없는 일렁이는 풋보리 밭에 누워 별을 헤었다.
산에서 만나는 밤은 유령이 춤추는 묘지 앞 상석에서 한기를 녹였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밤이면 들쥐처럼 물레방앗간에서 비를 피했다.
아무도 오지 않는 혼령들이 모여 사는 상엿집에서 우리의 사랑이 익었다.
자정에서 동트는 여명까지 들짐승처럼 千 날을 밤이슬에 젖어 사랑했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 헤어지자는 말에 별이 섞인 눈물 쏟던 밤을 잊을 수 없다.
눈치 빠른 포장마차 아줌마가 술잔을 따르며 검은 상처의 부루스를 부른다.
40중반의 포장마차 여인의 눈길에서도 상처 받은 사랑이 느껴왔다.
우린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끼며 서로가 哀愁에 젖은 술잔을 기울였다.
결국 우린 서로의 사랑을 가슴에 안은 채 5월의 소나기를 맞으며 결별했었다.
다시 만날 사랑도 아닌데 5월에 내리는 밤비는 悲歌가 되어 슬픔을 더한다.
2011. 5. 9.
청화
김용복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이 있어 오늘도 행복으로 장식해 봅니다.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