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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게시판

안녕하십니까? 보고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서실에 안 나간지 너무 오래 되어서 직접 뵙고 인사드릴 면목이 없어 이렇게 글로나마 인사드립니다.


어휴... 정말로 세월이 휙휙 지나가버린 느낌입니다. 공사다망(?)한 제 처 덕분에 이런저런 이유로 집에 묶여 있는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한달 두달이 그냥 지나가 버리더군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이까지 자전거를 험하게 타다가 처박혀서 골절에 찰과상에 타박상에 만신창이로 한달 동안 깁스를 하고 있질 않나... 이렇게 다양하게(?) 걸려오는 태클을 뿌리치지를 못했습니다.


게다가 10월 한달은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0.5cm는 생겨나도록 기타 연습을 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1985년 전국 대학생 콩쿨에 나가 최고 성적을 거둔 지 20주년이 되는 올해에 뭔가 하나 뜻있는 것을 한번 더 얻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지요. 11월 6일에 예정되었던 한국기타협회 콩쿨 출전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거금의 참가비를 내고 성인 아마추어부(비전공)에 출전했는데... 사실은 그게 탐욕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년의 출전자들은 수준이 좀 낮은 편이었거든요. 살림하는 아줌마들도 나오고, 2~3년 배운 수준들이 나오는, 그렇고 그런, 글자그대로 아마추어였습니다. 심지어 작년엔 아줌마들이 1,2,3등을 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는 제가 비분강개했더랬습니다. "이 땅의 아저씨들은 다 뭐하느냐"고... "내가 나가서 우리나라의 아저씨들의 기상을 보여주겠다..." 뭐 이런 선언을 하면서 욕심을 좀 부려 봤지요.
 
아뿔사!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예년의 쉬운(!) 형편을 노렸는지 저와 똑같이 생각한 인간들이 대거 출전한 겁니다... 더구나 제가 졸지에 최고령이 되어버려 본의아니게 노익장을 과시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 곡과 연주의 수준들이란... 웬만한 프로 연주자들보다도 나은 음악성과 연주력이 난무(!)한 현장이었습니다. 그 무림의 고수들 틈바구니에서 결국 저는 분루를 삼키며 그저 입상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밥먹고 24시간 죽어라 연습만 했을 것 같은 팔팔한 대학생의 연습량을 넘기가 벅찼으며, 아직 분기탱천한 20~30대 청년들의 체력을 압도하기가 힘들더군요. 10월 한 달 퇴근 후 아무리 피곤해도 1시간 이상 연습하며 스스로 대견하다고 도취한 수준인 제가 넘기에는 모두들 아마추어의 경지를 벗어난 훌륭한 사람들이더군요. 


사실은 처음 제 욕심대로 좋은 성적을 낸 다음 바로 "짜잔~"하고 서실에 나타날 계획이었지요. 그래야 좀 폼도 나고 "난 이렇게 해 냈노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생각만큼 결과를 못 얻으니까 은근히 부아가 치밀더군요. 솔직하게 그 후 한달은 후유증이 좀 있었습니다. 심지어 잠을 자는데도 꿈결에서 후회가 될 정도였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어려운 곡을 선택했을까...', '하필이면 잘 하는 놈들이 왜 이번에 몰려 나왔담...', '심사위원들이 내 곡의 난이도를 그렇게 무시하면 되나...' 하는 온갖 분한 생각으로 잠도 잘 안오더군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옛 추억처럼 가라앉고, 그 무리한 사건(?)을 좀더 넓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이에게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작은 소득을 얻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동안 콩쿨 참가를 권할 때마다 싫다고 버티던 아이가 아빠가 작은 상이나마 수상하는 것을 제 눈으로 보고는 "봤지? 아빠 상타는 거. 내년엔 네가 출전하는 거야!"라는 말에 아무 대꾸도 안 하는 엄청난 소득(!) 말입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나서, 지지난 금요일(16일?) 밤에는 드디어 서실에 들렀는데 아무도 안 계시더군요.  문에 원자력병원 전시회 일정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서실에서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을 알았습니다.  진작 좀 열심히 했어야 되는데, 만시지탄이더군요. 이제 그간의 일을 정리도 좀 하고, 다시 시작을 해 볼까합니다. 시간 없다는 핑계보다는 역시 "의지"의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콩쿨 준비를 하면서 덕분에 학교 졸업후 거의 처음 연습다운 연습을 해 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기회에 아무리 작아도 목표라는 것을 갖고 있어야 의지도 생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소식 드리고 보고서(?)를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곧 서실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여러분들도 뵙고 싶네요.


그럼 추운 날씨에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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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상호
새벽 1시 10분에 서실에서 김선생님의 고신첩을 읽고 감동한 나머지 다시 정신이 맑아 옵니다. 우리는 깡으로 똘똘 뭉쳐 있나 봅니다. 저도 한국일보 13층 송현클럽에 초대받아 갔다가 늦게야 서실에 돌아와 연하장이라도 쓸 겸해서 먹을 갈고 종이를 자르고 있었습니다. 금주 목요일 6시에 박가네에세 望年會(희망의 새해를 바란다는 의미에서)를 갖습니다. 시간이 나시면 참석하시어 지난 얘기 나눕시다. 제 홈피를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필시 감동할 것을 생각하니 덕분에 홈피가 등업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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