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예의 창작적 자립을 위해 한국 고대문화의 원형에서 서예의 *내용(정신)*과 *서체(형식)*를 찾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전통을 모방하거나 중국의 연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으로의 귀환을 통한 창신(創新)'의 길이다.

이에 고대문화의 원형 속에서 한국서예의 "내용"과 "서체"를 추출할 수 있는 핵심 자원들을 상고해 본다.

■ 1. 내용(정신)의 원형:

한국서예의 서사와 철학을 형성할 수 있는 고대적 ‘마음’

① 단군신화의 ‘홍익인간’ 정신

• 내용 자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이타적 사유

• 서예 적용: 공공적 글쓰기, 공동체적 미감

• 활용 예: 홍익인간 네 글자를 초서 혹은 행초로 풀어쓰며, 백성의 마음에 닿게 하는 민본적 구성

② 신라 화랑도의 ‘세속오계’

• 내용 자원: 충, 효, 신의, 용기, 절제 등 윤리의 원형

• 서예 적용: 젊은 세대나 청소년 대상 서예 교육 콘텐츠

• 활용 예: _사군이충_이나 살생유택 같은 구절을 행서 또는 예서풍으로 표현, ‘의로움의 미학’ 강조

③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문

• 내용 자원: 자주성, 확장성, 대륙적 기상

• 서예 적용: 비문 구성 자체가 웅혼한 서사

• 활용 예: 광개토대왕비의 어휘를 활용한 "정대광묘(正大廣袤)"의 기풍 표현

④ 백제의 미의식 (부여의 ‘정제된 선’)

• 내용 자원: 우아하고 정제된 선형, 미의 절제

• 서예 적용: 백제 금동대향로의 유선형 선에서 획의 운율 찾기

• 활용 예: 정선한 해서나 절제된 예서에 응용

⑤ 고조선 및 부여·옥저의 토착신앙과 자연감응

• 내용 자원: 산천숭배, 하늘에 대한 감응력

• 서예 적용: 문자의 기원, 그림-글의 경계에서 글씨를 자연형으로 전환

• 활용 예: 토기 문양 또는 암각화 문양에서 형태 추출, 새로운 서체 구성

■ 2. 서체(형식)의 원형:

한자 수용 이전 또는 병행 시기의 한국적 문자 조형 감각

① 암각화 (반구대, 고령 지석묘 등)

• 의미: 최초의 선, 상징, 시간의 기호

• 서예적 응용: 돌에 새긴 듯한 힘 있는 획, 점획의 생명감

• 서체 실험: '석각체' 또는 '토기문자체' 등으로 실험적 창작 가능

② 훈민정음 창제 원리 (해례본 포함)

• 의미: 우주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자모 설계

• 서예적 응용: 모음의 상하 구조, 자음의 기하학을 통한 구성미

• 서체 실험: 정음 서예의 독립화 — 직선과 원의 조형미 강조한 신한글서체

③ 목간(木簡)과 금석문

• 의미: 생활과 기록의 문자들, 투박하지만 진솔

• 서예적 응용: 파격적 구성과 자연스런 여백

• 서체 실험: '목간서체', ‘비문파체’ 등으로 전통성과 실험성 결합

④ 전통 무늬(단청, 직금, 복식 문양 등)의 곡선미

• 의미: 색감과 선율의 조화, 정서적 선

• 서예적 응용: 획 안에 문양감을 넣는 시도

• 서체 실험: ‘문양서체’ 또는 ‘단청서예’ 등의 융복합 시도

■ 결론: 한국서예 창작의 방향 제안

“서체는 눈에 보이는 고대이고, 내용은 가슴에 새긴 신화다.”

1. 내용은 한국적 삶의 가치(홍익, 화랑, 자주, 자연)를 바탕으로 구성

2. 형식은 돌, 나무, 흙, 문양 등에서 조형 요소를 추출해 서체로 창조

3. 중국 서체를 기반으로 하되, 한국 고유의 감각과 시간성으로 탈바꿈

4. 훈민정음을 한자와 병치하여, 이중언어·이중미감 실험 가능

위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을 위한 시범 서예 콘텐츠, 전시 기획안, 교육용 강의자료 만들기.
‘수월 단상 36계’와 연결된 현대적 형식으로도 전환해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