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사우(文房四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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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文房)이란 문한(文翰;글짓는 일)을 다루는 곳 즉, 문사(文士)들의 방이란 뜻이다. 문방에 없어서는 안 될 종이(紙), 붓(筆) ,먹(墨), 벼루(硯)를 문방의 사우(四友)라 하며 혹은 문방사후(文房四候 侯?), 사보(四寶)라고도 한다. 문방사후란 것은 사우를 의인화시켜 각각 벼슬이름을 붙혀 준 것이다.
1. 붓(筆)
①붓의 시작
문자가 생기면서부터 모필(毛筆)이 쓰여지기 전에는 뾰족한 것으로 뼈조각이나 금속과 돌에 새겼다. 문헌에 의하면 붓을 처음 만든 사람은 몽염이라는 진(秦)나라 사람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중국 은대(殷代)에 이미 모필(毛筆)로 쓴 도기 조각이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몽염 이전 시대에도 붓의 형태를 지닌 것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②붓의 재료
붓은 주로 동물의 털이나, 드물게는 수염을 이용한다. 주로 쓰이는 것은 양털, 토끼털, 족제비털 등이 있다. 같은 동물의 털이라도 채취 시기와 신체 부위에 따라 성질이 다르다. 붓대는 대부분 죽관(竹管)을 사용하지만 옛날에는 금관(金管), 은관(銀管), 상관(象管)도 있었다고 한다.
③붓의 분류
붓의 호(毫)의 굵기에 따라 극대필(極大筆)로부터 쥐의 수염4~5개로 만든 미세필(微細筆)까지 종류가 많다. 호의 길이에 따라 서는 장봉(長鋒), 중봉(中鋒), 단봉(短鋒)으로 나누어진다. 호의 강한 정도에 따라서는 강호(剛毫), 겸호(兼毫), 유호(柔毫)로 나눌 수 있는데, 겸호는 강한 털과 부드러운 털의 두 가지 이상의 털을 섞어 만든 것이다.
④좋은 붓
좋은 붓은 네 가지 덕(德)을 갖춘 것이라야 한다. 즉 첨(尖), 제(齊), 원(圓), 건(健)을 말하는데 `첨'이란 붓끝이 날카롭고 흩어지지 않는 것을 말하며, `제'란 굽은 털이 없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원'이란 보기에 원만한 모양을 지니고 회전이 잘 되는 것을 말하며, `건'이란 충실한 선이 꾸준히 그어지며 붓의 수명도 긴 것을 의미한다. 덧붙여 붓대는 너무 크지 않은 것이 좋으며 각자가 잡기에 편하면 좋다고 볼 수 있다.
⑤붓의 선택과 손질(보관)
붓을 고를 때는 털을 넓혀 봐서 붓끝이 가지런하고 털끝이 투명한 부분이 많은 것이 질이 좋은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 사덕(四德)도 갖춘 것이 좋겠다. 붓을 처음 사용할 때는 물에 장시간 담가서 풀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쓰도록 한다. 굳은 붓을 먹으로 눌러 부드럽게 하는 것은 붓을 상하게 한다. 붓을 쓰고 난 후 호가 뒤틀리지 않게 잘 빨아 남은 먹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통 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2. 종이(紙)
①종이의 기원
일반적으로 종이의 기원은 B.C. 4000년 경 이집트의 나일강 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Papyrus)라는 식물을 이용해 만들어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쓰는 종이는 A.D.105년 중국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이 삼(大麻)등을 원료로 처음 만든 것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후 전한(前漢)의 한 무덤에서 종이가 출토됨으로써 이것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따라서 채륜은 종이를 개량했던 사람인 것 같다. 중국에서는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간(簡)과 독(牘)이 많이 사용되었고 붓이 발명되면서부터는 비단도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간은 대나무를, 독은 나무 조각을 잘 다듬어서, 표면에 나무즙으로 필요한 것을 기록하여 그 조각들을 가죽이나 끈으로 연결한 것을 말한다.
②종이의 종류
서화용으로 쓰이는 종이는 크게 나누어 선지계(宣紙系)와 당지계(唐紙系)로 나누어진다. 선지는 지질이 무른편이며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옥판전(玉版箋), 나문전(羅文箋), 백지(白紙)등이 선지에 속한다. 당지는 원래 중국제 종이 전반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현재는 죽을 원료로 하는 종이를 지칭하고 있다. 그 종류에는 일번당지(一番唐紙), 이번당지(二番唐紙), 백당지(白唐紙) 등이 있으며, 이 외의 가공지로서 납전(蠟箋), 채전(彩箋), 문양전(文樣箋), 주금전(酒金箋), 문당전(文唐箋) 등이 있다. 또한 청조(淸朝)시대의 종이로서 지금까지 감상의 대상으로 애장되는 고지(古紙)가 있는데 징심당지(澄心唐紙), 방금율산장경지(倣金栗山藏經紙)같은 것이 있다.
③종이의 선택과 보관
서화용 종이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좋다. 거칠지 않고 매끄러우며 앞뒤의 구분이 정확히 되는 것, 흡수, 윤갈(潤渴)이 적당히 되어서 필법이 잘 나타나는 것, 번지지 않고 발색(發色)이 좋고 먹빛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것, 너무 얇지 않고 찢어지지 않는 보존성을 지닌 것 등이다. 종이 보관할 때는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어서 벌레나 곰팡이로 인해 종이가 파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
3. 벼루(硯)
①벼루의 기원과 재료
벼루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으나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묵서(墨書)의 흔적으로 미루어 그때 이미 벼루가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시황제(秦始皇帝)때<B.C.217>인 것으로 추정되는 원판석연(圓板石硯)이 발견되면서 그것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벼루로 알려져 있다. 벼루는 대개 돌로 만들어지지만 와연(瓦硯), 도연(陶硯)도 있고 수정, 비취, 금, 은 등으로 만든 것도 있다. 먹을 가는 부분을 연당(硯堂), 갈려진 먹물을 모으는 곳을 연지(硯池)라고 한다.
②좋은 벼루
좋은 벼루란 한마디로 `마묵(磨墨)과 발묵(發墨)이 잘되고 붓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봉망(鋒芒;벼루의 표면에 있는 미세하고 날카로운 줄눈과 같은 것)이 가지런히 꽉 차 있어야 하며 단단함과 강도(强度)도 동시에 지녀야 한다. 벼루의 표면은 매끄럽고 경도가 높은 것이 좋으며 적당히 무거워서 먹을 갈 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먹을 가는 촉감이 마치 뜨거운 다리미에 양초를 문지르는 것 같이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달라붙어 미끄러지는 상태와 같은 벼루가 좋은 벼루라 하겠다.
③벼루의 취급과 보관
오랫동안 벼루에 묵은 먹물은 먹빛을 감소시키고 벼루를 손상케 할 뿐 아니라 붓을 상하게 하므로 벼루 사용 후엔 반드시 깨끗이 닦아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벼루에 말라붙은 먹은 벼루를 상하게 하며 다음 쓸 때 먹빛을 상하게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곰팡이가 날 경우도 있고 붓까지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끓인물로 벼루를 씻지 말고 헝겊이나 종이로 표면을 닦아 내는 것도 올바른 취급이 아니다. 또 벼루를 포개서 보관하지 않도록 하며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
4. 먹(墨)
①먹의 기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형태와 비슷한 먹은 한대(漢代)에 들어와서 소나무의 그을음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②먹의 종류
먹은 첫번째로 노송(老松)을 태워 나온 그을음에 아교와 기타 약품을 섞어 만든 송연묵(松烟墨)이다. 먹은 그을음의 고운 정 도와 아교의 질 등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되며, 송연묵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청홍색을 띠는 것이 특색이다. 다음으로 유연묵(油烟墨)이 있는데 이는 식물의 씨를 태워서 만든 것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싸 궁궐에서 혹은 고관대작만이 썼다고 한다. 또 양연묵(洋烟墨)이 있는데 이것은 카본블랙이나 경유, 등유 등을 써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먹은 대개 이 먹이다. 이 밖에 석각을 하거나 전각을 할 때 쓰이는 주묵(朱墨)이 있다.
③좋은 먹
먹은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이 좋으며 주묵(朱墨)은 무거운 것이 좋다. 먹의 표면은 매끄럽고 결이 고우며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오래된 먹은 수분기가 빠져 단단하므로 새로 만든 먹이 좋다. 그리고 ,광택(光澤)은 먹빛에 따른 필수 조건으로서 화려한 윤기가 아니라 침착하고 그윽한 광택이 나는 것이 좋다.
④먹의 사용법
좋은 먹이라도 가는 방법이나 사용법이 좋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갈 때는 너무 힘을 주어 갈면 안 되는데, 이는 먹의 입자 가 거칠어져 쓰기에도 힘들고 먹빛도 안 좋기 때문이다. 가는 것에 대해서는 `마묵여병아 파필여대장부(磨墨如病兒 把筆如大壯夫)'라는 말이 있듯이 천천히 가볍게 둥글게 가는 것을 본령으로 삼는다. 그리고 전날보다 남은 먹물에 물을 넣어 갈아 쓰는 경우, 아교질과 탄소(炭素)가 분리되어 먹물이 광택을 잃게 되고 번지게 되므로 쓰다 남은 먹물에 물을 넣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권상호
진천 두타산 紫석연이 작으나 매우 佳함 (藥泉 南九萬)
두타산 자석연이 작기가 손가락 들일만한데 潑묵이 구름같고 자광을 띄니 옛기와 새질벼루가 면만 넓었지 여우 가죽옷 하나는 천마리 양갖옷과 바꾸지 않는 것.
듣기로 옛날 한석봉이 진천돌 한주먹 얻어 궁중에 지녀들어 임금의 겹 눈동자로 감별, 친히 매기니 聲價가 대번 해동에 제일이라. * 아직 잘 소개되지 않은 글 같아 올릴 뿐입니다. 벼루공부에 의욕 있고, 차 이용되시는 분 딴 곳이라도 같이 답사바랍니다.
* 발묵론注意, 우리 화가들이 흔히 말하는 종이 위에 번짐이 아닙니다.
* 먹물이 紫光을 띔이 가장 좋고 흑광, 청광, 백광 순이라는 것. 016 - 645 - 9798
書의 기본이 되는 書具의 올바른 사용법술을 제고하는 전제로 벼루를 중심으로 원리적 구조를 약술
사람이 이치를 깨닫기 전에도 자연계는 그럴 리가 존재하듯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허공에 그어 썼다 해도 잠재적 심상의 먹이 존재하는 것이며 원시의 칼붓으로 갑골에 글을 새기거나 작대기로 땅에 금을 긋는 경우에도 날을 벼루는 도구가 수반되는 것이며 땅에 가시적으로 획화되어 나타난 먹이 존재하는 것이다. 벼루의 기원에 대해서는 옛날 黃帝가 옥을 한덩이 얻어 다듬어서 비로소 墨海로 하였으니 그 위에 전서로 쓴 글에 帝鴻氏之硏이라 했다는 송대의 전설이 있는데 이규경은 그의 연재 변증설에서
"벼루란 것은 먹을 가는 도구니 硯자는 經 史 傳 記에서는 證引할 수 없고 異書에 황제가 옥벼루가 있어 묵해로 하고 그 글에 제홍씨연이라 한 것을 명나라때 왕세정이 완화위여편에서 끌어다가 古事로 하였다. 경학재 점필에 이르기를 九經에 필묵자는 있어도 硯자는 없으니 이는 고인이 먹을 쓸 때 그릇으로 고루었으니 장자에서 말하는 붓을 핥아먹을 정도로 쓴다함이 이것이다. 하였으니 그 설이 그럴듯하다. 近古의 믿을 수 있는 자취를 취할 것 같으면 서경잡기에 한나라 천자가 옥벼루를 쓰고 태자에게 漆石硯을 하사하고......硏자가 여기에서 보이고 다른 것을 널리 고찰하지 못한다."
라고 하였으니 벼루가 먹을 가는 도구(磨墨之具)란 것은 후한 유희의 釋名에 硯은 硏이다. 먹을 和濡케 하는 것이다 라고 한 것인데 글자 뜻으로 보아 역시 그 고루어 적시는 방법이 오늘날 벼루와 같이, 연마를 해내는 것임을 미루어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일반적 돌벼루를 石虛中이라 하니 역의 이괘( )를 離虛中이라 하듯 그릇, 그물눈처럼 속이 비어있는 괘상으로서다. 이괘( )의 삼층획은 시간 구분을 위해 띄운 것이고 형상화할 때는 이를 연결해 네모(□)로 보면 분명해진다. 옛사람이 가까이는 몸에서 멀리는 천지사물에 이르기까지 궁리해 제도했으니 일례로 식탁에서 숟가락은 둥근 하늘, 젓가락은 음의 짝수로 서로 음양을 갖춘 것이나 구체적으로 하나는 작은 용두레 됫박이니 우뢰요 장남의 괘인 진( )이 되며 젓가락은 새의 부리처럼 상하 두개의 작대기로 먹이를 걸쳐 사용하는 중녀인 이괘( )가 되어 이 둘은 역에서 말하는 씹어낸다는 의미의 화뢰서합괘에서 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가까이부터 생각해 나가면 벼루에서도 원근이 상통하고 사물과 내가 일치함을 알 수 있는데 앞서 말한대로 벼루는 이괘에 부류하여 신체로 보자면 입안이 되니 일찍이 확대경이 지금처럼 발달 보편화되지 못할 때 소동파가 두 손으로 벼루를 받쳐들고 혀끝으로 벼루 봉망의 예리를 지그시 감별하는 그림을 보면 어딘지 마묵장인 뭍을 혓바닥 봉망을 혀의 돌기로 보는 느낌이다. 한국의 벼루가 석질의 야물기에 관계 없이 중국 벼루보다 테두리 즉 입술이 두꺼운 것이 다소 있음은 미감의 차이보다 꽃발 좋고 열음 많다는 어천가 가사처럼 튼튼한 벼루를 추구하는 다산적 건강미의 선호와 관계되는 바 있지 않나 싶다. 역시 작은 것으로 큰것을 미루어 보면 연적이 비를 뿌리고 대지가 하늘의 정을 받아 강하를 싣고 조해하는 하늘의 현묘한 신도가 시행되는 천지의 장대함을 벼루에서 보고 호연지기를 기르며 본받아 쓰게 한 것이다. 지금 시속의 붓글씨 가뭄에 따라 이 도 역시 덮여 드러나지 못해 자연의 빗물로 길어 쓰지 못하고 풍덩 물집에 뛰어들어 주걱처럼 끌어올려 갈아 쓰니 행세는 물론 패묵함이 자심하다. 실용을 버리고 허식을 쫒자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 마묵방식에 따른 경우를 일일이 설명치 않아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묵이 그렇게 정립되어 온데는 허식과는 다른 필연적인 소이가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기고자는 1963년생 處士로서 懷瓜生 藍褸懷瓜등으로 자호하며 江湖서학가로서 연구하고 있다. 주소 : 경북 상주시 낙동면 구잠2리 317번지
e-mail : tnqkr123@yahoo.co.kr * 016-645-9798 *
권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