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교실

5 한글에 대한 고찰

5. 한글에 대한 고찰

  한글은 우리 민족의 슬기를 자랑할 만한 가장 중요한 민족의 유산으로 이 훈민정음과 같은 독창적인 글자의 창제는 세계역사에 일지기 없었던 것이다.   한글의 창제이후 조선시대 사회지배계층의 한문숭상과 애용, 피지배계급의 교육부재, 일부임금들의 한글 배척과 일부 학자들의 배척운동등으로 조선시대 사회에서 한글은 발전을 보지 못하였다.   이어서 일제시대에는 일본의 국어말살정책으로 더욱 침체상태에 놓였다가, 1945년에 해방이 되면서 한글이 국어로서 빛을 보게 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것이다.   해방이후 30여년이 지난 오늘에 있어서 한글이 국어국문학적인 면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서예면에서는 침체상태에 있었다.   특히 한글의 미학적인 면에서의 서체에 관한 연구는 거의 불모지라고 하겠다.


   한글은 530여년을 지내오는 동안 사회일부에서 서체 또는 필체가 사회적 배격으로 수많은 종류가 난립하였었다.  그러므로 미학적인 면의 한글서체는 통일을 보지 못하였다.   훈민정음 창제후 난립된 여러 가지 서체를 보면 다음과 같다.  頒布體(반포체), 效嚬體(효빈체), 宮體(궁체), 調和體(조화체), 雜體(잡체) 등이 있는 이러한 서체의 분류는 예술적인 면에서고, 문장을 베끼는 騰書(등서)나, 편지를 쓰는 書簡筆寫(서간필사)등은 사용면에서 필체들을 표시한 것이다.   그들의 표현의 정도나 미적인 면에서 보면 현 서체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아 조선시대의 한글의 시대적 변천과 특징에 따라 서체별로 분류하겠다.


 (가) 正音體(정음체)

  正音體는 板本體(판본체), 板刻體(판각체), 頒布體(반포체)등으로 불려진다.   이체는 한글최초의 서체인데, 판본 판각용의 글자여서 판본, 판각체라하고 훈민정음체라 하여 정음체 또는 반포당시의 체라 하여 반포에라고도 한다.   이체는 서체라고 하기에는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초기의 서체는 판본에 가까운 고딕체와 비슷한 판본용 체였다.  중기에 이르러 서체로서의 느낌이 들게 부드럽게 표현하였고, 현재에 와서는 예서, 전서체로 된 고체라 하여 이를 정음체라고 하여 쓰고 있다.   이체는 시선이 일정하고 직선적이며 수직, 수평, 사선, 원등이 단순하게 기하학적으로 결체되어 있어서 붓글씨다운 느낌을 찾아 볼 수 없다.   자형은 정사각형이며 묵직한 기분이 드는 정중한 서체이다.  초기의 정음체는 일상생활에 실용할 때는 비경제적이고 부자연스러웠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서체 비문이 바로 판각체 비슷한 서체이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靈碑(영비)가 최초의 한글서체이다.


(나) 效嚬體(효빈체)

  정음체가 도안문자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실용적이었는데, 이에 대응하여 생긴 서체가 효빈체이다.  문자생활이 빈번해짐에 따라 速筆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문의 행,초서를 모방하여 썼기 때문에 시각상의 객관성을 갖지 못하고 미적인 맛이 없다.  글자의 판독이 어려우며 무질서하고 무미한 품격이 적다.  그러므로 계속 발전하지 못하고 숙종때에서 소멸되고 말았다.  대표적인 서체로는 인목대비의 언간체가 있다.  이체는 조선시대 상류사회 사람들이 한자를 모방하여 쓴 것이기 때문에 서민층에서는 많이 쓰여지지 못하였다.  이는 선조때 생기기 시작하여 쓰게 됬는데 왕비와 왕의 필체들이 남아있다.


(다)調和體(조화체)

  이 서체도 효빈체와 같이 한자와 관련된 서체이다.  이는 선조때 시작하여 큰 변화없이 이조말까지 유지하던 서체이다.  1500초에서 1900연대 초까지 400여년간 쓴 서체이므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서체이다.  조화체는 한자는 한자대로, 한글은 한글대로 특징을 살려 혼용했던 서체로서 일반 서민층보다는 양반층 고위층만이 익혀쓰던 서체이다.  효빈체가 난잡하고 미적인 맛이 적은데 비해 조화체는 두종류의 문자를 혼용하여 미적 표현에 힘쓴 것이다.   조화체에 대표적인 것에는 이황의 필체가 있다.


(라)宮體(궁체)

  궁체는 한글서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궁체라는 말은 궁중에서 궁인들이 쓰게 된 것에서 유래된 말로써 조선시대 중기 이후에 한글의 생활화가 빈번해짐에 따라 敎書, 傳敎, 書簡을 쓰는 書寫尙官을 두게 되었는데 바로 이 서사상궁이 쓰기 시작한 체를 궁체라고 하였다.   정음체 표기의 불편한 점, 효빈체의 결점, 표기의 불편한 점등이 이 새로운 서체의 필요를 느끼게 하였다.  이 궁체는 안정되었으며 우아하고 원만하며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男筆은 웅장하며, 女筆은 섬세하다.  궁체는 각종서체중에서 가장 으뜸된다고 하여 현대 서체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예본의 서체들은 거의가 궁체를 기본으로 하여 쓴 서체이다.  궁체는 효빈체 조화체가 생긴 이후에 생긴 서체인데 해방이후 현대의 서체로 발전하게 되었다.  궁체가 처음에는 士大夫家에서 배우기 시작하여 그 후 일반서민에게까지 보급되어 대중화된 서체라고 할 수 있다.


(라)雜體(잡체)

  궁체가 생긴 이후 일반 서민들이 궁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제 나름대로 글씨를 자유롭게 썼다.  통일성이 없고 자유분방하게 마음대로 쓰게 되어 여러 가지 유형의 글씨는 쓰게 되었다.  이는 판독이 곤란하고 시각상 조잡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서체라고 보기에는 문제점이 있으며, 조선시대 서체중 가장 늦게 생긴 것으로 숙종때에 생겨서 갑오경장때까지 200여년간 지속한 서체이다.

  이상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조선시대에 정음체, 효빈체, 조화체, 궁체, 잡체 등의 서체들이 사용되었었다. 오늘날 서체중에 가장 미학적인 면에서 인정을 받는 서체는 궁체이다.   궁체는 반흘림, 흘림, 정자 등 3가지 서체가 있다.   오늘날에는 전서와 예서를 만들어 쓰게 되어 한글에도 전서, 예서, 해서, 행서(반흘림), 초서(흘림)등 5체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서체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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