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 채
백 색 동양화의 백색은 사상적으로도 가장 중요하고 물감의 종류도 많아 잘 알고 써야한다. 각기 그 특색이 있고 주의할 점이 있다. 호분, 운모, 수정 재료는 투명하고 그밖의 백색들은 불투명한 편이므로 용도와 소재에 맞게 선택하여야 한다.
①백토:옛부터 도자기 재료로 많이 쓰였다. 이 백토를 쓰려면 물로 잘씻어서 정제해야 한다. 피복력은 보통이며 착색력도 약한 편에 채색 용도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종류로는 순백 외에 약간 황색기가 있는 것도 있고, 적색기가 있는 것도 있다. 비중은 호분보다도 무거우며 불투명색이다
②연백:이 색은 유화에서 많이 쓰이는 실버 화이트(Silver White)인데 피복력은 있으나 유해성분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하고, 주(유화수은으로 된 붉은색)나 카드뮴(Cadmium)계의 황색과 혼합하면 흑변하기 쉽다. 동양화 채색으로서 안심하고 쓰기는 어려운 안료이다.
②아연화:주성분은 산화아연이며 유화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징크 화이트(Zinc White)를 말한다. 황화수소에도 변화가 없으며 녹성있는 주색 안료와 혼합하여도 변하지 않는다. 피복력은 약한 편이며 연백보다는 약간 황색기가난다.
④산화 티탄(Titanium White):백색안료 중에서는 피복력과 백색도가 가장 강하다. 아연화보다 백색도가 약 여섯 배나 강하다.
⑤수정말:수정의 원석을 분말로 만든 것이다. 피복력은 약한 편이며 분말이 고우면 고울수록 불투명이 된다. 암채색과 혼합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방해석도 많이 쓴다. 석채의 백색이 이것이다.
⑨운모(Mica):운모는 대개 화강암층에서 채취하는데 광택도 잘 나고 비중은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붓에 잘 묻지 않고 아교물과 혼합하여도 떨어지기 쉬우므로 쓰기가 어렵다.
⑦호분:호분은 옛부터 현재까지 널리 알려진 백색의 대표적 안료이다. 호분은 다른 것에 비해 비중이 무거워서 다른 색과 혼합이 잘 되며 동양화에서 제일 인기있는 물감의 하나이다. 이 호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오랜 시일이 지날수록 백색도가 더 좋아진다는 점이다. 호분의 주성분은 탄산석회이다. 원료인 조개껍질을 분말로 만든 후 물로 장시간 세척하여 물통에 넣고 침전시켜서 입자를 분류한다. 이렇게 침전시킨 것을 건조판 위에서 천연 건조시켜 제품을 만든 것이다.
색은 순백색일수록 그리고 가루가 고울수록 고급품이다. 제조사에 따라서 명칭, 호수 등이 틀리며 최상품은 특호라고도 한다, 3호, 4호까지는 그림용이고, 그 이하는 하급품이고 불순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백색도가 떨어지므로 그림용으로 적당하지 않다.
등항(Gamboge) 원래 이 색은 주로 인도, 중국, 태국, 실론 등에 자생하는 가르시닉(Garcinic) 망고스징과의 나무에서 채취한 천연 색소인데, 분말상태로 유화용 기름과 혼합하면 약간 연한 금색같이 된다. 기름과 혼합하면 내구성이 좋으나 수채재료로 쓰면 내구성이 좋지 않으며 햇빛을 쬐면 퇴색한다. 약간 독성이 있고 퇴색이 되는 색이라서 지금은 많이 쓰지 않고 대신 합성 유기안료를 쓴다.
주(Vermilion) 주색은 적색 안료 중에서는 고대로부터 가장 많이 사용하여온 것인데 기록에 보면 기원전 앗시리아나 아라비아의 조각에도 이 색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중국에서는 주나라 때부터 매우 좋고 다양한 주색이 제조되었다. 주색의 주성분은 횡화수은이며 비중은 8.2정도이다. 주의 종류도 아주 많으며 황색기가 많은 것부터 흑색에 가까운 것까지 다양하다.
천연 주색의 원료인 진사는 석영 같은 돌 속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광석으로 중국에서 많이 생산된다. 중국 외에 스페인, 북해도 등에서도 약간 산출된다. 순도 높은것은 아주 고가이며 한방에서는 의약품으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것은 불순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주색은 역사적으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지만 그 화학적 성분은 독성이 강하고 다른 채색과 혼합하면 변색되기 쉬워 현대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은박위에 주색으로 채색하면 흑변하고 연화물과 같이 혼합하여 써도 색이 변한다. 최근에는 유기안료에서 고급 안료를 생산하여 편리하게 쓰고 있다.
동양화에서 이 주색을 즐겨 쓰는 이유는 색상이 아주 아름답기 때문이다. 옛날도 수은과 유황의 원소를 화합시켜서 인공진사, 즉 서양의 버밀리언(Vermilion)색을 제조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었다, 진사에 대하여서는 희랍인이나 로마인도 사용법을 알고 있었는데 폼페이 벽화에서도 이 색을 발견할 수 있다. 기원전 2000년 중국 은시대 점술용 거북껍질이나 짐승가죽에 조각한부분에서 이 주색이 검출되기도 하였다. 인주로도 사용하는 것이다.
연지 (Alizarin) 동양화 채색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색 중의 하나이다. 옛날에는 동물의 피를 연지색으로 사용한 일도 있었으나 동물의 피는 잘 변하므로 그 다음엔 식물에서 특히 꽃에서 채취하여서 사용하였다. 야생 일년생 풀인 천초의 뿌리에서 추출하는 터키 특산 알리자린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값이 너무 비싸서 사용하지 않지만, 서구의 몇개 제조사에서는 지금도 천연 알리자린(Alizarin Crimson)이란 이름으로 유화, 수채화 물감으로 제조하고 있다. 야생천초는 터키 이외에도 한국, 대만, 만주, 킬본, 유럽 등지에서 채집된다.
이 색의 특징은 색은 아주 아름다우나 산성이므로 약간 변색한다는 점이다. 약간의 변색은 있어도 동양화에서는 아주 선호하는 색이다. 인조색이 아니고 식물성 자연색이므로 가격이 비싸고 진품이라는 이유로 더욱더 귀하게 여기고 있다. 천초는 약재로도 사용되는 것이다.
연지도 최근에는 아주 좋은 합성안료가 생산되고 있다. 최근에 내광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페릴렌(Perylene)계통이 나와 있는데 작품용으로 권할 만한 색이다.
대 자 대자는 고급 안료로서 투명도가 뛰어나다. 비교적 변색이 적은 색으로 다른 색과 혼합하여도 변색되지 않는다. 동양화에서는 비교적 많이 쓰이는 색으로 흑과도 화합하여 많이 쓰인다. 주, 황토보다도 입자가 고운 편인데 좋은 것일수록 입자가 미세하고 색상도 좋다. 현재 좋은 대자는 주로 서독과 영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화학성분은 산화철과 망간이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며 석간주라고도 한다.
남(Indigo) 본래 남색은 천연염료 중에서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염료의 하나로서 영어로는 'indigo'라고 한다. 남색은 식물에서 채집하여 사용되었는데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극동지방에서 자생하는 쪽식물에서 주로 추출한다. 색 자체에 살균력도 있어서 옛날에는 의복의 염색에 널리 쓰였다. 현재는 화학적으로 제조되고 있는데(18OO년에 합성 성공한 새로운 안료) 유화물감에서 쓰는 감청(Prussian Blue)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이 프러시안 블루도 산성안료여서 약간 문제가 있는데 내광성이 그리 강하지 못해 시일이 경과하면 청색기가 적어지고 흑변하기 쉽다. 안정한 색이 되지 못하므로 현재는 다른 색으로 대치하기도 한다.
녹 청 녹청색은 공작석(Malachite Green)을 미세하게 갈아서 만든 암채색이다. 입자가 크면 진한 암록색이 되고 입자를 곱게 하면 벽록색이 된다. 이 암채색은 고가이므로 현재는 화학적 합성안료가 생산되고 있는데 별로 변색이 없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혼색으로 유사한 색을 낸 저질의 안료도 많이 있으므로 일단 자체시험을 거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군 청 암채색의 천연 군청 진품은 매우 고가로서 좋은 것은 순금 가격과 비슷하다. 원석은 라피스 라즐리(Lapis Lazuli)라고 하며 보석에 속하는 남동광이라는 광석이다. 이 원석은 햇볕에 변색되지 않는 아주 좋은 색채이다. 원석의 세계적 산지는 중동의 아프가니스탄으로 아주 좋은 색상의 원석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너무 비싸기 때문에 현재는 합성 군청이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쓰기 좋고 값도 싸고 색상도 좋다. 그러나 품질에 따른 등급이 있으니 잘 선택하여 쓰기 바란다.
보 라 보라색은 염료에서 온 것이 많으며 변하기 쉬우므로 사용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2)석채
옛날에는 동물이나 식물에서 얻은 색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변색, 퇴색이 잘 되었다. 이와 달리 석채는 색있는 천연의 광석을 빻아서 만든 돌가루를 말하는 것으로 암채라고도 한다. 변색, 퇴색이 적고 투명하고 품위있는 색에 광택까지 있어서 좋은 재료이나 산지가 한정 되어 있어 구하기가 어렵고 색상이 많지 않다.
석채화는 무게가 있어 그림에 깊은 느낌을 주므로 동양화의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요즈음은 유화에서도 이 석채를 사용하여 독특한 색감과 입체감을 내는 실험적 작가들이 있다. 보통 안료로 된 물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석채의 또 하나의 장점은 여러색을 혼합해도 개개의 석채색 그대로의 색감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처럼 혼합만 하면 여러 색상이 나오므로 깊이있는 그림이 된다. 일본의 석채는 입자가 커서 그림의 입체감을 극대화하여 독특한 효과를 낸다.
천연석채가 너무 비싸고 색수가 적으므로 현재는 인공석채가 생산된다. 대개 유리(glass)를 분쇄하든지 수정분말 등에 코발트, 동, 철, 망간 등의 금속 산화물을 첨가하여 제조한다. 색의 수가 상당히 늘어나 약 100색 가까이 되며 입자 크기도 다양하다. 내광성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다음의 색들이 널리 쓰는 석채색들이다. 백토, 석간주, 진사주, 갈색, 황토, 웅황(Orpiment), 계관석(Realgar), 군청(Lapis Lazuli), 감청(Lapis Lazuli), 담군청(Lapis Lazuli), 백군청(Lapis Lazuli), 녹청(Malachite), 백록청(Malac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