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길을 걸으며
부드러워서 강한 붓이고, 붙잡아야 자유로운 붓이다.
세종 때의 붓의 표기는 ‘붇’이었으니 두 가지 생각이 다 가능하다.
자동차 운전(運轉)도 모필 운필(運筆)도 모두 ‘지면’ 위에서 이루어진다.
자유로운 운전을 위해서는 면허증(免許證)이 필요하듯
붓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운필법(運筆法)을 깨달아야 한다.
운전면허증을 따면 도로 표지판과 노면 표시를 보며
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음결 따라 달릴 수 있듯이,
운필법을 체득하면 어떤 서체든 마음껏 써 내려갈 수 있다.
운전 시에는 신호등(信號燈)을 잘 지켜야 하듯
붓이 붓길을 달릴 때는 필법(筆法)을 지켜야 한다.
미어캣(meerkat)처럼 오뚝 서서 사방을 살피고
산양(山羊)처럼 험한 산길을 신중히 걷다가
더러는 날다람쥐처럼 날렵하게 착지해야 한다.
평면이동 : 藏鋒과 露鋒, 中鋒과 偏鋒, 方筆과 圓筆, 轉筆과 折筆
상하이동 : 提筆(提高, ‘붓은 세워야 맛이다’)와 按筆
* 運筆十法. 括約筋法.
* 擒縱(붓대를 쥐었다 풂). 頓挫(조아리다가 결정되면 안필하여 나아감)
* 永字八法은 획의 모양이 아니라 동작의 표현이다.
* 가·세·삐·파·갈·치·점 (가로, 세로, 삐침, 파임, 갈고리, 치킴, 점)